feat. 잠시 딴길로 샌 마음
연재를 일요일마다 하기로 해놓고, 일요일부터 이틀 동안 글을 썼다 저장만 해두었다.
그 이유는, 지금 이직 프로세스가 지지부진하게 길어지고 있기때문이다. 이게 지금 진행이 되는 건가 싶어서 긴장감도 좀 떨어진 상태이다. 면접 본지 이제 열흘되어 가는데 아직 답이 없다. 그리고 이제 곧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긴 기다림이 될 것 같다.
마음 놓고 쉬면서 기다리기만 해도 되면 좀 좋을텐데, 그럴 수는 없다. 일단 내 추측이긴 한데, 이렇게 결과가 안 나오는 것을 보면 일단 2차 면접은 합격인 것 같고, 이제 최소 한번에서 최대 세번의 면접이 남아 있다.
그래서 면접 문제 풀이 연습을 하고, 인적성 면접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 둘 다, 해도 해도 부족한 게 보이고, 끝이 안난다. 그런데 또 지금 그만큼 그것들을 열심히 채워갈 긴장감이 부족하다.
머리로는 ‘해야할 게 많다’ 생각하는데, 몸이 안 따라주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에 대해 못마땅해 하는 마음이 설설 올라온다.
면접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진 상태에, 연말이 슬그머니 디가오는 게 느껴지며 옆구리가 시리다. 그러니 갑자기 외롭다는 마음과 이렇게 외로운 상황에 처한 것은 내 부족함때문이라는 우울한 마음이 자라나고 있다.
며칠 전 결혼을 앞 둔 여자인 친구와, 얼마 전 결혼한 남자인 친구 두명과 밥을 먹었다. 두시간 넘게 결혼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런데 중간 중간 남자애가 나에게 자꾸 핀잔을 줬다. 너도 빨리 결혼하라고, 결혼할 사람을 찾으라고. 나는 늘 결혼하고 싶고, 결혼을 염두에 두고 연애를 했다. 내가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것들이 아니다.
계속 같이 있는 여자인 친구 예쁘다고 칭찬하고, 나한테는 그런 말 한마디도 안하고.
내가 소개팅 앱 한다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여자인 친구가 자기도 결혼하기 전에 그런 거 좀 해봤으면 재밌었을 것 같다고 하자, 남자애가 저런 걸 왜 하냐고 절대 하지 말라고 손사레쳤다.
앱에 엄청 모든 면에서 완벽한 남자가 있어서 보여주자, 둘은 이런 사람이 왜 여기 있냐고 했다.
이런 말들을 들으니 우울했다. 나는 뭐가 부족해서 이런 앱을 하나? 나는 절대 하면 안되는 앱이라는 걸 하고 있는 건가?
집에 들어가는 길에 눈물이 났다. 나한테 잔소리하던 애는 서른이 되어서야 첫 연애를 하고 일년만에 결혼한 애다. 내개 그런 애한테 잘난 체와 잔소리를 들어애 하는 건가? 내가 왜 이런 처지가 되었지?
이런 생각들을 하니 우울해져서 그날은 공부고 뭐고 더 할 수가 없었다.
면접이 길어지니, 면접에만 집중하기 힘들고, 다른 삶들도 다시 조금씩 이어 나가는 중인데, 그만큼 면접 준비에 몰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혼란스럽기도 하고, 이래도 되나 확신이 떨어지고, 자신감도 조금씩 떨어진다.
그래도, 조금씩은 계속 준비하고 있다. ‘존버’해야 한다. 공부도 하고, 나를 괴롭히는 우울한, 잘못된 생각들은 버리고.
내실을 다지자.
사활을 걸고 시작한 면접인데, 아쉬움이 남지 않게.
그렇다고 스스로를 너무 다그치지 않으면 좋겠다. 면접 준비를 하러 매일 아침 출근 전 한시간 정도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한지 4개월이 됐다. 충분히, 꾸준히 잘해왔다. 미친 듯이 하지 않아도, 괜찮다.
괜찮을까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