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목요일까지는 결과를 알려준다고, 나를 추천해준 상무님이 HR에서 확인해 알려주셨다.
상무님은 목요일에 갑자기 전화를 해오셨다.
“HR과 얘기해 보았을 때, 예감이 좋지 않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도전해 보면 되지요.“
그때의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아직 연락이 안 왔으니, 결론 난 게 아니라고.
슬프다는 말로 표현이 안되는 감정이 무겁게 나를 짓눌렀다. 너무 큰 감정이라, 회사에서 근무 시간에 그 감정을 직면할 엄두가 안 났다.
전화를 끊고 자리에 앉았다. 누가 뭐라 뭐라 말을 하고, 시덥지 않은 일로 뭘 해달라고 하는데 정신없고 성가셨다. 시덥지 않은 일이니 금방 처리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몸을 누이고 싶었으나 마땅한 길이 없어 변기 뚜껑을 닫고, 바닥에 앉아 그 위에 엎드렸다.
‘난 왜 안되지? 왜 난 안되지?“ 내가 부러워 하던 그 회사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서럽고, 화가 나고, 억울하고, 쪽팔렸다.
2차는 합격한 줄 알고 친한 동료 두명한테도 말해놨는데…
눈물이 났다. 참으려고 생각을 멈췄다. 흐르는 눌물을 닦을 생각도 못하고, 엎드려 있다 10분 정도 잠에 든 것 같다.
그러고 나니 한결 나았다. 모든 게 꿈 같았다. 허무했다. 모두 없었던 일로.. 그렇게 끝이 나는 걸까.
연휴 전 퇴근 전까진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퇴근 한시간을 남기고 HR에 직접 메일을 보냈다.
HR에서 아직 결과를 논의 중이라며, 연휴가 끝나고 연락 준다고 답했다.
아직 탈락이 결정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상무님의 말씀으로 이미 기운이 쏙 빠진 것이다.
상무님에게도 이 이야기를 전하자, 놀라며 좋라해 주셨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지쳤다. 이미 탈락이라고 크게 좌절을 겪었고, 열흘이 넘는 연휴가 눈앞인데. 더 기다려야 한다.
상무님은, 만약에 이번애 붙으면 다음 면접에서 진짜 잘해야할 거라고 하셨다.
그런데, 힘이 나지 않는다. 반발심도 들고, 기대감은 적고, 자신도 없다.
무기력에 빠지려 한다.
연휴 첫 이틀은 우선 면접 준비 없이 가족들과 잘 놀았다.
어젯밤에는 지금 이 상황은 너무 싫고, 공부하기도 너무 싫어서 계속 잠을 잤다. 악몽을 꿨다.
내가 부러워하던 얼굴들이 나와 나를 무시하고, 소외시켰다.
다시… 조금만 더 힘을 내 보아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