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 가기. 멈춰 가기.
결국, 탈락 연락을 받았다. 2차 면접 후 한달만이었다.
사실 브런치 북 연재일이 하루 지났는데, 글을 쓸 수가 없었다. 머릿 속이 뒤죽박죽이었다.
연락을 받은 건 평일 아침이었다. 그날 아침에도 난 공부를 하고 출근한 상태였고, 메일을 받기 직전까지 공부를 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든 기분은 허무함이었고, 당황스러웠다. 지금까디 준비한 게 너무 아깝고, 더 공부하려 랬는데 갑자기 열심히 하다 집중 대상이나 목표가 사라져 버렸으니까.
속이 상하고, 화가 나고, 쪽팔렸다. 역시 난 안되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런 슬픈 감정보다는, 어떤 다른 길을 찾을지, 어떻게 다른 도전으로 넘어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크게 자리잡았다.
그래서 지원할만한 다른 회사를 알아보다, 내가 차마 도전하기 너무 어려워 보여서 지원을 꺼리던 회사까지 생각이 미쳤다.
그러곤 바로 준비 방법에 대한 검색과 준비를 시작했다. 관련 경험이 있는 아빠에게도 질문을 해 도움을 구했다.
심리 상담 자격증을 취득하려 공부 중인 아빠는 나에게, 지금 이 상황을 담대하게 받아들이는 내가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사랑한다고 문자를 보냈다. 뿌듯했다. 고마웠다.
그러다 문득, 마음 한 구석에 구멍이 난 기분이 들었다. 다시 밀려드는 허무함.
여행을 가기로 결심했다. 삼일만. 혼자 여행.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나의 정서적 안정과 평화를 위한 여행.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며 글도 쥼 끄적여 볼 여행. 그렇게 바로 삼일 후 출발하는 비행기를 끊고, 단숨에 숙소도 모두 예약했다.
지금 그렇게, 나는 홀로 제주도의 한 호텔방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실패라는 말은 쓰지 않겠다. 인생은 과정이다. 가치 있는 도전의 경험에 용기 내어 뛰어 들었고, 그 경험을 통해 한발 더 나는 성장했다.
그리고 내게는 또 다른 기회가 있다.
내가 원하던 꿈들이, 어쩌면 내가 절대 이룰 수 없는 것들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다면 그 꿈과 집착을 놓아도 되겠다 싶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더 잘 살 수 있다.
제주도에 와서 해녀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해녀들이 가슴에 새기고 사는 걱은 ‘욕심’에 대한 경계라고 한다. 뭉에 들어가서 나와야 하는 시간이 있는데, 나가기 직전에 전복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때가 있다. 그럴 때 욕심을 내어 그걸 캐내려 하다 시간을 놓치면, 물숨을 쉬기 되고, 위험해질 수 있다. 한번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면 그 위치를 다시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기가 어렵다고 한다.
자연에 가까이 살다 보면, 인간은 자신의 한계에 대해 더 분명히 깨닫고, 그 한계에 도전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더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도전해거 극복해도 되는 것, 극복할 수 있는 것과 욕심을 낼 수록 스스로를 상하게 하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난 더 욕심을 내도 되는 걸까?
사실 다시 바로 이어 달리기에는 조금 지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