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계 안에서는…
아무래도 혼자하는 겁쟁이의 여행은 제약이 많은 것 같다. 무서워서 바이크 그랩고 못 타고, 인도가 험해서 오래 걷지도 못하니 이동에도 한계가 있고, 해가 지기 전에 방에 들어가니 즐길 시간이 짧다.
즉, 해가지기 전에, 아예 차를 타고 갈 거리의 지역이나 아니면 잠깐 걸어서 갈 호텔 근처 지역에서 여행이 주로 가능했다.
둘째날 오전에는 여섯시까지로 예정되어있던 프라이빗 우붓 투어가 맥 빠지게 열두시에 끝이났고, 예상치 못한 자유 시간이 생겼다. 그래서 호텔에서 마사지를 받을지, 요가를 할지, 아니면 우붓 시내를 돌아다닐지 고민했다.
이때 우붓은 우기라서 갑자기 피가 하늘에 구멍 뚫린 듯 내릴 때가 있는데 그러면 여행이 곤란해진다. 그런데 그순간 딱 비가 안 오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때를 노려야 한다!
우붓 시내 관광은 계속 걸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비가 오면 할 수가 없으니 기회를 노려서 딱! 다녀 와야 한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시내로 나갔다. 사실은 숙소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인데 걸어가다가 발을 다치든 뭔가에 치이든 할 것만 같아서 택시를 타고 나갔다.
시끌벅쩍한 가게들을 지나고, 또 간간히 우붓 옷 브랜드에 정신이 팔려 옷도 몇벌 샀다.
우붓 왕궁에도 가보았는데, 마음이 아팠다. 공개되어 있는 부분은 아주 일부분인지 굉정히 협소했고, 읍침했고,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나름 왕궁인데 왜 이렇게 황폐해 졌을까 생각하니 씁쓸했다.
세시간 정도 골목 골목 돌아다니고, 왕궁도 돌아보고 하니 더 갈 데도 없었다. 생각보다 우붓 시내가 참 작은 것 같다. 이 정도면 우붓 시내는 거의 다 정복헌 것이다.
다만, 혼자 여행을 하며 참 아쉬운 것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음식을 먹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발리에서 작년에 동생이 발리벨리에 걸려 의사가 야밤애 왕진을 오고, 다음날 일정을 다 취소하고, 동생이 끔찍히 고통스러워 한 것을 본 사람으로서 음식 먹는 게 너무 무서웠다. 특히 인니에서 십이년 동안 자란 친구가 발리에서 음식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하길래 더 겁이 났다.
그래서 지나다니며 먹고 싶은 것들이 있어도 그냥 참고, 보통 좀 그나마 고급 레스토랑이나 내가 묵었던 5성급 호텔 레스토랑에서만 밥을 먹었다.
좀 오바였던 것도 같고. 그래서 음식을 즐기지 못하고 온 게 좀 아쉽다. 하지만 혼자 먹은 사태(꼬치 구이)는 나름 잘 즐겼다.
두번째는, 사진이다. 왕궁에서도 이왕 온 거 사진을 한번 찍었으면 좋겠는대 혼자 찍으려니 어색하고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럴 때는 이렁 생각을 한다. 사진으로 남가면 좋긴 하지만, 지금 나는 현재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인스타에, 카톡 프사에 내 사진을 올리며 자랑하려고 여행하는 게 아니라고. 거기까지 간다 생각이…ㅎㅎ
발리에서 쇼핑할 것들이 은근 있어 알차게 쇼핑했다. 하나는 Grip 이라는 쪼리 브랜드인데 8천원도 안되는 가격애 괜찮은 품질의 쪼리를 구할 수 있다.
둘째는 티켓투더문이라는 등산 가방 브랜드인데 여기는 요즘 우리 나라 mz에게 각광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무신사에서 6만원에 파는 가방을 현지에 가면 3만원 조금 안되게 구할 수 있다.
셋째는 발리 브랜드 의류인데, 가격은 낮도 품질도 나쁘지 않다. 여름 분위기, 서핑 등 힙한 바이브가 느껴지는 옷들을 원한다면 관심을 가져 보면 좋겠다.
나름 이런 것들을 잘 누리고 숙소에 해가 지기 전에 돌아 갔다.
그러곤 두시건 동안 얼굴과 전신 마사지와 스파를 받았다. 나름 고급이었는데 8만원 정도했다. 인니 치곤 비싸지만 한국에서는 너무 비싸서 내가 받아볼 수도 없을 서비스일 것 같아서 나름 거금 주고 받아 보았다.
역시 돈아 좋긴 좋았다. 대접 받는 기분과 상쾌함, 그리고 보들 보들 매끈해진 피부.
이 모든 일들을 마치고 하루를 넷플릭스와 마무리했다. 혼자한 여행에서 큰 방과 넓은 침대레 적막까지 흐르면 너무 외롭다. 실제로 티비 소리라도 들리면 사람이 덜 외롭게 느낀다고 챗지피티가 그랬다.
인도네시아까지 와서 최근에 업로드된 한국 예능을 아무 노력 없이 볼 수 있다니 참 좋은 세상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