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팔의 서러움
3.
오른팔의 서러움
탈이 나고야 말았다.
몇 주째 쿠팡 일을 쉬고 있는데도
오른쪽 어깨부터 팔이 심상치 않다.
내 불쌍한 오른팔.
쉴 틈 없이 일만 시키는 못된 주인을 만났다.
할 줄 아는 게 많다는 이유로
여기저기 안 써먹는 데가 없다.
휴가도 없다.
보너스도 없다.
칭찬은 더더욱 없다.
쉼이 있어야 하는데
이 악덕 업주는 도통 쉬게 할 생각이 없다.
차별은 또 왜 이렇게 심한지.
왼팔을 보고 있자니
질투가 치밀어 오른다.
뭐가 그리 귀하신지
도통 움직이질 않으신다.
딸이라도 된 것처럼
왼팔은 조심조심.
콩쥐팥쥐마냥
나는 슬픈 콩쥐 오른손,
놀고먹는 팥쥐 왼손.
이러다 진짜 큰일 나겠다 싶어
들어 누워버릴까 고민했다.
“배 째라.”
왼팔 보고 다 알아서 하라고 해야지.
그제야
못된 주인이 조금 눈치를 보는 듯
왼팔에게 일을 좀 시키기 시작했다.
안도감도 잠시.
결국 또 나를 부른다.
이놈의 못된 주인.
귀한 팔인 걸 안다면
막 부려먹지만 말고
좀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사랑해 주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