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노랗게 몽글해지다

밤이 데운 어느 밤

by 오렌지샤벳


타닥타닥 타닥타닥

갈색 밤이 새카만 밤에

빨간 열기 속에서 쩍쩍 익어간다

뽀얀 속살이 울긋불긋 속껍질을 가르고

단단한 갈색 껍질을 터트리며

노오랗게 익어간다



회색빛 하늘이 하루 종일 우중충한 날이었다

그래서 그 밤은 더 캄캄하고 새카맣게 어두웠지

희뿌연 하게 시린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만 우울한 어느 날

샛노란 밤이

펑펑 타닥타닥

나무가 익는 소리를 흉내 내며 타고 있다



달큰하고 구수한 냄새를 폴폴 풍기며

회색빛과 깜깜함 사이의 마음을

따끈히 데우고 속도 든든히 채우고는

갈색 껍데기로 하얀 쟁반 위를 덮었다

갈색무더기가 쟁반을 덮고

마음을 샛노랗게 물들이곤

뽀얗게 포근해졌다

몽글몽글 밤처럼 동글동글 해졌다

밤이 밤을, 마음을 데운 어느 밤이었다


사진출처:pixabay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