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겨울의 소리

by 오렌지샤벳


도시에 겨울이 왔습니다

쌩쌩 거리는 차들의 속도를 따라잡으며

매서운 바람이 세차게 붑니다


레몬청 한 스푼을 크게 덜어

삐이이 소리를 내는 뜨거움을

쪼르륵 따라줍니다


미안하지만 달그락 소리를 내며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찻잔은

오로지 하나뿐입니다


파란 꽃무늬가 그려진

예쁜 접시 위로

사각사각소리를 내며

배가 쪼르르 누웠습니다


솔직히말해 이 겨울에

쌩쌩 소리를 내는 창문 안에서

따뜻한 차와 달콤함속에 머문다는 것이

호사라는 걸, 행복이라는 걸 잘 압니다


라디오를 켭니다

지지직 소리를 내기도

딩딩 소리를 내기도 하며

끊임없이 수다를 떠는 라디오도

밖보다 안이 더 좋다는 걸 아는 듯합니다


시집을 펼쳐듭니다

호사를 누린 김에

더 행복해져 볼 요량 입니다

삭삭 사르락 종이책이 나무냄새와

잉크냄새를 내며 넘어가는 중입니다

수다를 떠는 중입니다


도시의 매서운 바람과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로

쉴 새 없이 바람이 지나갑니다

쌩쌩 덜커덕, 다다닥

창문 안 나는,

삶이 내는 소리와 생활이 내는 소리,

기억과 마음들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겨울을 누리는 중입니다

어느새 창밖만큼 소란해진 방구석입니다



이 시의 비밀 찾아내시는 분께는

크리스마스의 축복이 함께 하실거에요!!

^^*

사진출처:picabay,AI생성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