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상이 시상詩想이다.
꼭 알맞은 때, 제철이라고 서둘러 온 감자
포슬포슬 뽀얀 속살 기대하며 연다. 본다.
예쁜 깐 달걀 같은 녀석들 아래
어두운 그림자 뒤 틈 비집고, 역시나 못생긴 모난 감자들.
울퉁불퉁 삐뚤빼뚤 모나기도 했다.
못생긴 순으로 고르고 골라
맑은 물 쏴아 틀어 씻기고 씻긴다. 목욕재계한다.
햇감자라고 나풀대는 껍데기 벗겨질 듯 말 듯 맑은 물에 날리고
이왕 태어났으니 누구의 살이라도 되라고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주문에 맞춰 맛난 양념 쳐서 삶아진다.
삶은 감자인가?
삶은 감자 포슬포슬 못나도 맛만 좋으면 그만
호호 불면 입김 따라 뿔난 마음도 식으려나
이유도 모르고 온 낯선 곳 만난 인연으로 살도 되고, 시도된다.
사람도 되고 마음도 된다.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마법사 엄마 요술 냄비 휘휘 저으며,
요술 양념 사르르 뿌린다.
농부의 땀과 세월 품고 누군가의 살이 되려고 열심히 삶아진다.
땅속 깊은 곳 제 어미 쪼개고 나온 삶이
제 어미 닮아 둥글어지면, 알차지면, 숙제 끝!
엄마는 삶은 감자에 시를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