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그대라서

세상에나 詩想이나

by 오렌지샤벳

사람이 사람을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마음을 다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우주를 온전히 안다고 자부하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인간은

하늘을 선망했고, 사랑을 동경했다.

제가 보는 하늘에 이름을 붙이고 한계를 가늠하며

치열하고 폭발적인 본모습도 모른 채 아름답다, 신비롭다 일컬었다.


인간을 사랑하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제 마음대로 이름 짓고 제 마음대로 한계를 정한 후

제 보고픈 대로 보다가, 혼자 열렬히 사랑하다 지치고 만다.

섣부른 판단과 오만함으로 사랑을 일컫는다.


사람을 가슴에 품는다는 것은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생의 모든 것, 가치관과 기쁨과 미움, 슬픔과 행복, 증오와 사랑….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운

그 모두를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기꺼이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상대를 둘러싼 인연과 그 인연의 생까지 모두 함께 오는 것이다.

그 오만하고 무모한 사랑은 필연적으로 상흔을 남기고

서로에게 각인된다는 걸 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리석은 자신감과 늘 모자란 포옹은 서로를 날카롭게 찌른다.

깊은 내상을 남긴다.


이 무모하고 어리석은 짓을 다시 할 거냐고 누가 내게 묻는다면,

기꺼이, 두 번을 물어도 기꺼이 열 번 백번을 물어도 기꺼이

이 허무맹랑하고 무모한 짓을 다시 또 서슴없이 할 것이라 답하겠다.

아픈 것도 사랑이고 무모한 것도 사랑이라, 예쁘지 않고 모나고 못난 그 사람을

그대로 사랑했기에 나의 사랑은 지금도 아프다.


다음 생은 모르겠고 이생은 할 수 있는 한 사랑하다,

할 수 있는 만큼 안아주다 미련 없이 떠나보내겠다.

그 또한 그랬으면 참 좋겠다.

모든 것을 태운 불길이, 제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온전히 사랑하고 온전히 비워내면 그걸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