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금앙금 걷는 이유

세상에나 詩想이나

by 오렌지샤벳

천천히 걸어야 할 때가 있다.

한발 한발 조심히 내디뎌야 할 때

말 그대로 얼음판 위를 걷듯

조심스레 건너야 할 때가


그럴 때가 있다.

숨조차 들릴 듯 말 듯 쉬어야 할 때

들릴락 말락 고르며 쉬어야 할 때

큰 한숨이 돼서 나올까 삼키듯 쉬어야 할 때


나를 위해서는 아니다

누구를 위해서다

오래 기다리며 숨죽이며

기다리는 것


업 겁의 시간이 흐르는 것 같아도

더 이상 견딜 자신이 없을 것 같아도

묵묵히 참아내야 하는 때가

사람을 사랑할 땐 있다


스스로 움직이길

마음이 생기길 기다려야 할 때

그제야 진짜가 된다.

그제야 나도 진짜가 된다

오래 기다려야 익는 장처럼

사람도 오래 기다려야 익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