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나 시상詩想이나
누군가 내게 묻는다
영감은 어디서 오냐고
멍하다
어려운 질문에 잠시 숨을 고른다
답을 한다
사람이라고
나는 답답한 사랑을 한다
사람이 얼마나 잔인한지
사람이 얼마나 아픈지
사람이 얼마나 냉정한지 이기적인지 영리한지….
끌어올 수 있는 모든 말들이
죄다 안 좋은 말이란걸 안다
나는 또 안다
사람이 얼마나 따뜻한지
사람이 얼마나 포근한지
사람이 얼마나 현명한지 지혜로운지 광대한지
죄다 예쁘고 좋은 말이라는 것도 안다
그래서 미련한 사랑
모자란 사랑
못난 사랑은 매번 찢기고 난도질당해도
어슬렁어슬렁 어기적어기적
기어들고 파고드는 생물처럼
제 살 곳 찾아 스며드는 것처럼
사람을 바라보고 기대하고 사랑한다.
모지리라도 못났어도 욕을 먹어도 손가락질당해도
진절머리 치면서도
나는 그래서 사람이 좋다. 어쩌면 좋은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