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소리

뭐가 됐든 올 건 오고 갈건 간다

by 오렌지샤벳


뜨거운 대지 식히겠다고

열심히도 내린다

독하고 뜨거웠던 여름

그 가는 모양새도 요란해

뜨겁거나 찐득거리거나

질척이거나 축축하다


거야 그러든가 말든가

쓰르렁 쓰르렁

호이잇 호이잇

다급한 매미의 몸부림 소리

간혹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에

가을은 빼꼼 얼굴을 내민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지마는

설레는 기분까진 채 감추지 못해

목소리 달뜨고야 만다

쓰르렁 쓰르렁

호이잇 호이잇

귀뚤귀뚤귀뚤

찌르르르 찌르르르

삐리리리 삐리리리


엉덩이 들썩들썩

고개 빼꼼 빼꼼

짧아서 더 안달 난 가을이

도도도도 겅중겅중 오는 소리


무덥기도 무덥고 햇빛은 징하게 따갑던 여름이

어느새 가려고 합니다.

비가 올 때마다 알게 모르게 온도는 조금씩 내려가고

무서웠던 기세가 한풀 한풀 꺾이는 중입니다.

영원할 것 같던 여름도 제 때가 되면 이렇게 조용히 물러납니다.

영원할 것 같은 고통도, 영원할 것 같은 영광도

그렇게 때에 맞춰 우리 곁을 떠납니다.

아쉽기도 시원하기도 후련하기도 서운하기도 할 그 모든 것들에

감사와 경배를 전합니다.


사진 출처:PIXABAY

화,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