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나, 지금의 나”

잔잔한 물아래 반짝이는 물고기들 같이

by 아들넷엄마


요즘 나는 잔잔하다.

짜증도, 화도 별로 없고

큰 기쁨이나 요란한 웃음 없이도

나름 평온하고 행복하다.

아이들 밥 챙기고, 운동하고, 책 읽고,

소소한 루틴 속에서

나를 조금씩 돌보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생일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늘 밝고 따뜻한 말투로 사람을 감싸주는 사장님의 음성 메시지였다.

“사랑하는 보미~ 생일 축하합니다~”

그 환하고 다정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문득 예전의 내가 떠올랐다.


비타민처럼 반짝이고,

사람들 속에서 웃음의 중심이 되던 나.

늘 먼저 연락하고,

모임을 만들고,

사람들을 불러내며 분위기를 이끌던 나.

그 에너지가 그리웠다.

그냥, 문득.

지금의 조용하고 느린 나와는 조금 다른 그 시절의 내가

마음 한구석을 두드렸다.


요즘 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조금은 버겁다.

연락을 주고받는 것도

그리 반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럴 에너지가 없다.

누군가를 탓할 일도 아니고,

내가 잘못된 것도 아니다.

그저 지금은

내 안의 고요함이 더 절실한 시간인 것이다.


예전의 내가 그리운 건

그 시절이 더 좋았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내가 생기 있었고

살아 있던 느낌이 진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의 나를 그리워하면서도

지금의 나를 놓치지 않기로 했다.

예전의 활기가 내 안에서 쉬고 있는 것뿐이라는 걸 안다.

지금은 내면을 돌보고,

다시 숨을 고르며 살아가는 시간이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서로를 부정하는 존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시간 속에 함께 존재하는

서로 다른 빛깔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안다.

내 안의 그 반짝임은 여전히 살아 있다.

필요할 때, 준비가 될 때,

다시 나를 통해 흘러나올 것이다.

예전의 나를 그리워할 수 있는 지금의 나도,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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