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기부 처음 들은 날
첫째가 중학교에 입학한 지
이틀째 되던 날이었다.
교복은 아직 어색했고,
시간표도 낯설었다.
늘 츄리닝 바지만 입다가
교복 바지를 입은 모습이
어색해서 조금 우스워 보이기도 했다.
나에게는 아직
“초등학교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아이” 같은데
학교에서는 이미 중학생이 되어 있었다.
그날 아이는 혼자 하교를 하고 와서
아무렇지 않게 이런 말을 했다.
“엄마, 친구가 봉사활동해서
이제 같이 하교 못 해요.”
나는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
“봉사활동? 갑자기 왜?”
아이의 대답은 간단했다.
“몰라요. 생기부 채운데요.”
나는 그 자리에서 잠깐 멈췄다.
생기부?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단어였다.
책에서도 몇 번 본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단어가 갑자기 현실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벌써?
중학교 입학 이틀 차인데.
그날 저녁, 나는
책장 앞에 한참 서 있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에 대해 크게 조급해해 본 적은 없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가끔 책도 읽고
그렇게 자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자
세상은 조금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책 한 권을 꺼냈다.
중등 생활기록부, 세특, 봉사활동,
고등학교 선택까지
입시의 흐름을 설명해 주는 책이었다.
나는 그날 밤
처음으로 중학교 입시라는 세계를
조금 들여다봤다.
물론 아직도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게 되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의 태도와 성실함이 꽤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다음 날
아이에게 슬쩍 이야기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며 끄덕이기.
준비물 잘 챙겨가기.
학교에서
선생님께 인사 잘하기.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중학교 생활의 기본이라고 했다.
중학교 입학 이틀 차.
아이는 새로운 학교 생활을 시작했고
나는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렇게 가끔
엄마도 함께 성장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아마 앞으로도
나는 모르는 것들을 하나씩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조금 늦은 학생처럼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겠지.
아이 덕분에
나는 아직도
배우는 중이다.
중학교라는 세계에
아이도 적응 중이고
엄마도 적응 중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