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다 아는 사람이 됐습니다
목요일에 새 학기 면담이라길래,
“몰라요”라고만 하지 말고
평소 생각을 또박또박 말하면 된다고
알려줬거든요.
그랬더니…
“엄마, 나 다 알아요.”
이 말을 듣는데
웃어야 할지, 서운해야 할지
순간 멈칫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마 이거 어떻게 해요?”
“엄마 이거 맞아요?”
“엄마, 양말 어디 있어요?”
하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알아요” 하고 말을 잘라버린다.
처음엔 조금 서운했다.
내가 필요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건 아이가 변한 게 아니라
자라고 있는 거였다.
엄마에게 기대던 아이가
조금씩 자기 생각을 갖기 시작한 것.
틀릴 수도 있고,
서툴 수도 있지만,
그게 바로 그 나이의 모습이라는 걸
이제야 알겠다.
그래서 요즘은 굳이 끝까지 말하지 않는다.
대신 한 발짝 물러서서 지켜본다.
필요할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아이 방에서 나와 조용히 명찰을 달아주다가,
“아니 그렇게 다 알면 명찰도 니가 달지~!!”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아이는 점점 엄마 없이도 잘 해내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고,
나는 그걸 조금 멀리서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조금은 서운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이게 우리가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