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보다 단단함을 남기고 싶은 마음
어제 책을 읽다가
한 문장에서 한참을 멈췄다.
펭귄은 겨울에 알을 낳는다고 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덜 춥고, 덜 힘든 계절에
아이를 낳으면 훨씬 수월할 텐데.
그런데도 굳이
가장 혹독한 겨울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아이가 태어나
스스로 살아가야 할 시기가
여름이 되도록 맞추기 위해서.
엄마는 가장 힘든 시기를 견디고,
아이는 가장 살아가기 좋은 시기에
세상으로 나가게 하는 선택.
그걸 책에서는
‘보이지 않는 사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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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득 생각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사랑을 주고 있는 걸까.
신욱이와 주호,
그리고 찬둥이에게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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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는 삶을 살길 바라지 않는다.
대신,
상처를 받아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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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끔은
모른 척하려고 한다.
도와줄 수 있는 순간에도
한 번 더 지켜보고,
금방 해결해 줄 수 있는 일도
스스로 해보게 둔다.
아이 입장에서는
조금 서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 도와주지 않는지,
왜 나를 그냥 두는지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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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안다.
살아가다 보면
엄마가 대신 해결해 줄 수 없는 순간들이
반드시 온다는 걸.
그때 필요한 건
상처를 피하는 능력이 아니라,
상처를 지나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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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금은 불편한 선택을 한다.
지금 당장의 편안함보다
나중의 단단함을 남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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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게
더 힘들다는 걸
저 똥싸배기들은 모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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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마음이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의
보이지 않는 사랑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