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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향 Apr 28. 2024

제주[붉은오름자연휴양림]에 갔어요.

(그리고 교래자연휴양림, 돌문화공원까지)

4월 28일 일요일 제주한달살이 28일 차. 어제 토요일은 둘 다 지쳐서 뻗었다. 한달살이 주제를 [올레길 걷기]로 정하고 왔다고 나이 많은 것은 생각 안 하고 미친 듯이, 아니 무식하게도 걷다 보니 몸이 사달이 난 것이다. 둘은 조용하게 숨만 쉬면서 하루종일 누워있었다.


그랬던 우리가 오늘(일요일) 새벽부터 일어나 또 계획을 짰다. 누룽지탕 후루룩 마시고 수제샌드위치로 도시락을 쌌다. 오늘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음을 걷고 느긋하게 시간을 누리기로 하였다.


소에서 차로 30분쯤 달려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으로 갔다. 오름에 덮인 흙이 유난히 붉어서 붉은 오름이라고 부른다. 주차비  입장료가 3,000원이었다. 거의 평지에 가까운 테크를 지나니 편백나무, 삼나무 등 쭉쭉 뻗은 다양한 나무들로 우거진 숲이 반겨준다. 주변을 둘러보니 숙박시설, 캠핑장, 체험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휠링에 좋은 장소 같았다.  주변 정비도 잘 되어있었다. 테크를 벗어나 우리는 붉은오름정상등반길로 향했다. 1.7킬로이며 90분 정도의 소요시간이었다.  테크 계단이었으나 힘들지만 익숙해져 있다. 스틱을 챙겨 천천히 걸어도 숨이 차고 다리가 풀렸다. 쉬다가 오르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정상이었다. 멀리 주변은 보였으나 가까운 아래 분화구는 키 큰 나무들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다시 야자수 매트가 깔린 분화구 둘레길을 돌아 걷다 보니 정상 시작점에 와 있었다. 조금은 쉬운 코스였다.


다시 내려와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교래자연휴양림]으로 갔다. 곶자왈 지대에 조성되어 울툴불퉁한 지형의 영향으로 난대수종과 온대수종이 공존하는 다양하고 독특한 식물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입구를 지나 걷다 보니 그야말로 서식 식물종이 다양해 원시림 식생의 모습 그대로 간직한 것 같았다. 휴일이어선지 가족단위의 산책팀이 많았다. 숲 속의 휴양관, 초가, 야외공연장, 유아숲체험장, 다목적운동장등이 잘 구비되고 정리되어 있었다. 신기하고 궁금한 점이 많아 이리저리 눈동자를 돌려 살피다가 아뿔싸, 또 그놈 누런 독사를 발견해 버렸다. 얼마나 놀랐는지 소름이 쫘악 쳤다. 그놈은 소리 질러도 도망도 안 가서 남편이 스틱으로 던져버렸다. 온갖 생명체가 공존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제주도의 여러 가지 동식물은 워낙 다양하여 연구하는 사람들은 재미있을 것 같다.


핸들을 돌려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돌문화공원]으로 갔다. 매표소 입구 전설의 통로와 숲길을 지나 돌박물관 옥상하늘연못은 신기하였다. 설문대할망  신화 속의 '죽솥'과 '물장오리' '한라산 백록담'을 상징적으로 디자인한 원형무대라고 하였다. 장화 신고 가족끼리, 연인끼리 들어가고 있었다. 다시 왼쪽 아래로 들어가서 시대별, 기능별로 전시된 건물 안의 기이한 돌 전시관을 살펴보고 야외로 나왔다. 옛 주거형태인 두거리, 세거리집을 재현한 돌한마을을 지나니 한라산 영실 기암절벽에 내려오는 전설 [오백장군] 이미지를 형상화한 석상들이 서 있었다. 그리고 제주전통무덤에 세웠던 작은 석상인 동자석이 진열되어 있었다. 돌무더기의 형태로 만들어진 [어머니의 방]은 용암석굴로 만들어진 신비로운 곳이었다. 방안용암석 하나를 모셨는데 설문대할망이 아들을 안고 서 있는 듯한 모습이 벽에 비치는데 그야말로 신비로웠다.

돌, 바람, 여자가 많다는 제주도에 와서 보니 그야말로 온 천지 산천이 다 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주 폄범한 모양을 한 돌을 찾으래야 찾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오늘 하루도 제주의 향기를 찾아서 보낸 하루였다. 구석구석 귀한 보물들이 숨겨져있는 제주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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