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0. 21. 월. 호텔에서 간단한 조식을 하고 7시에 우리는 아피온 시내 관광을 나섰다. 시내로 가는 도중에 갑자기 버스를 세우고 검문이 있었다. 총을 든 경찰이었다. 의례적으로 수시로 검문이 행해진다고 하였으나 조금은 겁이 났다.
아편과 비슷한 발음의 아피온, 지역명이 아편에서 유래했고 실제로 드넓은 아편밭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환락의 도시는 아니며 정부의 통제를 받으며 의학용 진통제인 모르핀 생산만을 목적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그 양은 전 세계 모르핀 70%를 차지한다고한다. 그리고 이곳은 인구 20만 명의 작은 도시이지만 5성급 호텔이 10여 개가 되며 튀르키예 전역에서 온천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하였다. 우리는 우리가 며칠간 곳곳마다 묵었던 호텔 시설에 대만족을 하였다. 패키지는 돈값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우리는 마주 보며 웃었다.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매일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산다.
(잠시, 짧은 기간이나마 여행기라고 적다가 문득 생각나는 것이, 하루 이틀 머물었던 다른 나라에 대하여 이렇다 저렇다 깊이 있는 표현은 못하겠다. 내 수준에 맞게 본 대로 느낀 대로 들은 대로 적다 보니 그야말로 조금 모자라는 듯한 수준이 보여서 부끄럽기도 하지만 평범한 소시민의 여행기라고 생각하고 주저없이 적어본다. 사실은 가이드님께서 우리를 끌고 다니시면서 튀르키예의 역사에 대하여 마이크를 잠시도 놓지 않고 말씀을 하셨건만 우리나라 역사에 대하여는 조금 자신이 있는데 오스만이니 어쩌니 들은 때에는 그렇구나 싶었는데 적으려니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 솔직하게 어려운 점은 패스하고 있으니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저의 짧은 세계사 실력에 가위표를 하셔도 진심으로 안 서운합니다.)
안탈리아는 도대체 어느 쪽에 자리 잡은 도시인가? 싶어서 지도를 펼쳐놓고 보니 튀르키예 남부에 위치하고 있다. 바다. 태양, 역사, 자연이 완벽하여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답고 깨끗한 해안을 볼 수 있고 관광객이 사시사철 모여드는 곳이라고 한다. 굴뚝 없는 산업, 관공도시인 것이다. 시내를 둘러보는 도중에 거리를 오고 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가득한 거리를 보면서 아, 대단한 외화를 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지금도 발굴을 계속하고 있으며 과거의 신비로운 역사를 캐는 도시로 신과 여신의 비밀을 간직한 도시라고 한다.
130년에 로마황제였던 히드리아누스를 기리기 위한 문인 히드리아누스 문은 기원전 2세기경의 장식용으로 대리석 아치로 세워져 로마시대의 영광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라고 한다. 이 건축물의 용도는 과거 성벽의 출입구 중 하나로 지금은 구시가지로 들어가고 나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블리탑은틈이 있다는 뜻의 푸른빛이감도는유명한 탑으로 안탈리아의 상징으로 구시가지인 칼레이치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현재 높이 38미터의 첨탑이 남아 도시의 상징으로 서 있다.
안탈리아의 유람선을 탔다. 자그마한 유람선에 우리 팀들만 타고 둘러앉아 지중해 연안을 둘러보았다. 도중에 유람선에서는 귀에 익은 우리나라 트로트 [아모르파티]가 흘러나왔다. 갑자기 웃음이 터지고 신이 났다. 모두들 몸을 까닥거렸다.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시가지를 바라보는 경치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자그마한 폭포와 가파른 절벽에서 낚시를 즐기는 모습도 보면서 이름은 모르지만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뾰족한 첨탑들이 우뚝솟은 건축물 형태들을 사진으로 담기에 바빴다. 중세기 성채가 남아있는 항구와 지중해 전체를 아우르는 뷰를 바라보며 해안 절벽 식당에서 송어 수프를 비롯하여 지중해식 생선 위주의 중식을 즐겼다, 여운이 남아 해안 레스토랑 옥상에 올라가 우리는 다시 지중해를 배경으로 온갖 포즈를 취하면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아, 내 살아 생전에 또 다시 저 지중해를 바라보러 올 시간이 있을건가? 싶었다. 남편과 나는 오랜만에 둘이 같이 손을 잡고 사진을 찍었다.
저녁에는 호텔에 오는 도중에 우리나라 삼성의 로고가 그려진 사무실을 보면서 갑자기 가슴이 동요가 됨을 느끼며 이게 뭐지? 싶었다. 이번에 튀르키예 여행 중 우리가 묵은 호텔마다 우리나라 LG 텔레비전이 호텔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10여 년 전에 영국 갔을 때에도 호텔에 걸려있는 우리나라 텔레비전을 보면서 흥분을 한 적이 있었으나 이제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별다른 감홍은 없었으나 불 켜진 커다란 삼성의 사무실을 보면서 그냥 자랑스러웠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누군가, 아! 심성이다. 하는 소리를 들으며 우리 일행들 누구나 다 같은 생각을 했으리라.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