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될 것임을 알기에)
전자색소폰 [에어로폰]을 중고로 팔았다. 심화과정까지 들어가서 한창 재미있게 배우다가 덜컥 암이라는 치병을 하게 된 나는 특히 폐활량이 필요한 악기임을 알기에 딱, 2박 3일 고민하다가 팔았다.
나의 분신이 남에게 가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기로 하니 아주 쪼끔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돌아와서 내 영혼에게 맑고 고운 소리를 주던 악기를 판 돈으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몸의 온전한 평화임을 알기에 아주 고가의 마사지를 받았다. 뜨끈한 마사지를 받으며 내 몸 안의 암세포가 사멸되기를 기원하던 나는 "이게 뭔가?"싶었지만, "아니 너 잘하고 있어.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은 몸이 중요해." 위안을 했다.
이제 나는 하나씩 비워가며 뭔가는 모르지만 마음에 부담을 덜 가지게 되었다. 가득 끌어안고 놓지 못해, 무거운 어깨가 왜 아팠는지 암이란 놈을 만나고 나서야 깨달은 것은 그동안 내가 너무 둔한 인생을 살았나 싶다.
아프면서 알게 되는 인생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