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꽃)

by 김수기

아침 7시, 공복혈당수치 측정을 시작으로 암환자의 하루는 시작된다. 항암이 끝나고 요즘 혈당수치는 90mg/dl에서 100mg/dl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안심이 되지만 나만의 정해진 루틴에 따라서 식이요법과 운동을 하고 있다. 정해진 야채마트에 가서 과일과 야채를 사고 유기농 000에 가서 기타 식이재료를 산다. 그리고 아프기 전에 단골로 다니던 꽃집에 들러서 망설임 없이 나는 행운의 숫자인 일곱 송이를 고른다. 보라색을 좋아하는 나는 꽃의 종류에는 관계없이 유난히 내 눈길을 끄는 보라색 꽃 일곱 송이를 사 온다.


오늘은 보라색카네이션 일곱 송이를 고르자 사장님이 "거의 일주일마다 오시네". 하면서 한송이를 더 주셨지만 받지 않았다. 난 고맙다고 하면서 "제가 저에게 주는 선물입니다."라고 했다.


어쨌거나 지금 이 순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고 난 야채죽을 잘 먹고 있고 1시간 30분 코스의 아파트 뒷산에도 숨차지 않고 잘 갔다 왔다.


오늘 하루, 아니 지난 일주일을 잘 먹고 잘 살아줘서 고맙다고 나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다. 그래, 잘하고 있어. 지금보다 더 나쁘지 않게만 견디고 이겨 줘.


내가 나에게 준 선물, 보라색 카네이션은 식탁 위 유리병 속에서 나에게 고운 자태와 향기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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