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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주식이 뭐길래?

by 김수기

남편과 10살 차이나는 시동생이 주식을 해서 크게 벌었다고 했다. 좁은 신혼집에 가 본 이후 몇 년 지나지 않았는데 큰집으로 이사했다고 초청하여서 시부모님과 함께 우리는 한달음에 달려갔었다. 그 얼마나 좋았겠는가? 어머님은 늘 막내아들 시동생을 걱정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하는 나는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남편은 부모님께 물심양면으로 잘하기도 하였지만 특히 오직 저축밖에 모를 정도로 알뜰하였다. 그때 차를 타고 함께 오는 길에 어머님은 "큰아들과 작은 아들 살림살이가 그만하면 굶어 죽지는 않겠다. 이제 한시름 놓았다" 하셨다. 그러나 우리는 그로부터 1년도 채 안되어 어머님께서 그렇게 좋아하시며 행복해하시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공무원이면서 맞벌이를 하고 있었던 시동생이 뭔가 잘못되어 그렇게 넓고 좋던 아파트를 팔고 명예퇴직하여 퇴직금으로 빚을 갚고 방한칸 집으로 이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 일 이후로 어머님은 자주 자리에 누우셨다. 나는 주식회사의 주식이라는 단어만 알고 있었다. 주식을 잘못하면 집도 사고 팔 수 있을 정도로 위력이 센 줄을 그때 처음 알았다. 지금 현재, 세월이 흐르고 시동생은 그 후유증으로 상황이 꼬여 이혼을 하고 어머님, 아버님도 돌아가시고 안 계신다. 주식 때문에 시동생 가정이 흐트러지고 어머니께서는 마음의 병을 얻으신 것이다. 이렇게 우리 집 족보에 나쁜 짓을 한 주식은 대단한 놈으로 인식되어 우리 식구 모두는 그야말로 주자라는 글자만 봐도 표정이 일그러질 정도로 주식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 부정적이었다. 이러저러한 과정을 거치고 내가 주식에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선, 후배 모임에 나가면 꼭 주식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 모습을 보고 집으로 온다는 것이었다. 슬그머니 나는 관심이 생겼다. 뭐야? 도대체 주식이 뭐냐고? 작년 1월 말쯤에 친한 후배가 나 같은 왕초보자가 할 수 있는 주식 실행 기본 프로그램을 깔고, 또 깔고 사고팔고 기다리고 등 등을 가르쳐주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10만 원으로 시작하였던 것이 200만 원 투자로 커져있다. 그동안 커피 한잔 값을 벌어본 적도 있고 통닭 한 마리 값을 잃어본 적도 있다. 더군다나 좀 더 알아보겠다는 의지가 활활 타올라 난생처음으로 티브이의 경제 채널도 돌려보았다. 보면서 국내, 외 경제 흐름을 알게 되었고, 세계적으로 다양한 정세 움직임도 간파가 되었다. 그야말로 어느 한 곳의 나비 날갯짓이 있어도 그 파동의 영향은 금방 나타날 정도로 아주 예민한 분야였다.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미국 시장은 또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은 알게 되는 순기능도 있었다. 그러나 아하, 이래서 시동생이 살림을 말아먹었구나 하는 경험을 내가 했다. 나는 아주 작은 소자본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아주 웃기는 생각을 하고 덤볐지만 사람의 욕심은 일정한 라인이 없기에 더더더 하는 욕심에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내가 어떻게 하다 보니 알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주 우연하게 A라는 회사의 3만 얼마짜리 주식을 10 계좌 샀었는데 갑자기 확 올랐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치금 생각하면 그때 최고 정점에서 팔아야 했으나 더더더 하는 욕심이 나서 가만히 보고만 있었더니 이틀 만에 확 내렸다. 깜짝 놀랐을 때는 이미 늦었다. 나 말고 몇 천만 원 아니, 몇십억을 투자한 사람이라면 아파트가 어디 문제겠는가? 싶었다. 매도할 기회를 놓친 이후에 확 내린 가격으로 거의 열흘이나 둥둥 떠다니고 있으니 답답한 나는 저점의 가격으로 더 샀다. 여기서 잠깐, 왕초보이었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아, 평점을 만들려고 자꾸 더 사다 보니 투자 금액은 올라가고 시세는 변함없고 투자자는 애가 타고, 산출은 없고 투자자는 죽을 맛이겠다 싶었다. 더구나 해외 주식시장까지 파란 불이면 국내주식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보고 이러저러한 나 혼자의 생각이 너무나 많이 들었다. 이제 딱 일 년이 지나면서 잃은 돈도 없고 그렇다고 이익을 남긴 것도 아니지만 나는 여기까지라 하고 퇴장했다. 200만 원이 담겨 있지만 어디 묻어 두었다 생각하기로 아주 냉정한 판단을 했다. 더 이상 나가면 나는 망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딱 일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겪은 그것도 완전 초보개미이면서 무슨 시건방진 소리를 하느냐고 할 것임을 안다. 그러나 내 눈에는 중간중간에 손 큰 누군가 장난질하는 것도 보였다. 돈 10만 원도 크게 느끼는 우리 같은 소시민들은 그야말로 돈 놓고 돈 먹는 무서운 투기 세상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기업이나 기관, 큰손 개인 주식부자는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우리 같은 소시민이 주식에 투자하여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앞장서 외칠 것이다. 거기는 우리가 발 들여놓을 곳이 아니더라고. (쉬잇! 남편이 내가 그동안 주식을 한 행동을 알면 뒷목 잡고 쓰러질 것이 분명 하나 빠른 판단으로 퇴장하였기에 살면서 한번쯤은 좋은 경험 했다고 말해 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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