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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향 Apr 05. 2024

또 가고 싶은 제주올레길 [우도]입니다.

(우도와 투표)

  오늘은 4월 5일 금요일 제주살이 5일차, 녹초가 되어 오늘 하루 쉴 법도 하지만 남편과 나는 평소에 여러 지역의 둘레길 걷기를 해오던 터라 그다지 힘들다는 것은 못 느끼고 다시 출발했다. 간단하게 누룽지탕을 후루룩 마시고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챙겨 들고 8시 20분경 차의 시동을 걸었다.


 오늘은 날씨가 화창할 것 같아서 올레길 1-1길인 우도로 향하기로 다. 왜냐하면 비바람이 부는 날에 배를 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성산일출농협 2층으로 가서 사전투표를 하기로 했다. 우도여객선항에 차를 주차하고 매표를 하였다. 우도까지 20분 걸린다고 하였다. 9시 30분에 우도 천진항으로 출발하였다. 조금 이른 시간인지 손님이 간간히 앉아있었다. 날씨가 쌀쌀하여 대합실로 들어가 나는 누워버렸다. 속이 울렁거렸다. 출발하는가 싶더니 금방 도착하여 내리니 자전거와 소형자동차등을 렌트하라고 호객행위를 하였다.


조금 걷다 보니 우도해녀항일운동기념비가 나왔다. 역시적인 의미가 있은 곳이니까 사진을 찍었다. 조금 더 걷다 보니 홍조단괴해빈이 있는 서빈백사가 나왔다. 하얀 모래가 눈에 들어왔고 물빛이 너무 고운 청색이었다. 해빈퇴적물을 이루는 홍조류가 구성 요소라고 한다. 자세한 전문적인 설명은 잘 모르겠으나 단체 가이드가 설명하는 것을 옆에서 들은 내용이다. 숙소에 와서 찾아보니 세계적으로 마국의 플로리다, 바하마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보고되고 있으나 우도처럼 해빈의 주구성 퇴적물을 이루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서 가치가 높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2004년에 지정되었다고 한다.


조금 걷다 보니 우리가 내린 천진항보다 더 큰 하우목동항이 보였다. 거기서 배를 타고 내려도 된다고 하였다. 해안길을 따라 걷다가 포장도로를 벗어나 들판을 가로지르는 곳으로 우회를 하여 걸으니 보리와 호밀이 푸릇푸릇하게 자라고 있었다. 군데군데 샛노란 유채꽃도 피어서 유화를 그려놓은 듯했다. 하고수동해수욕장을 지나 언덕배기에 자리 잡은 카페에 들러 우도 특산물이라는 땅콩으로 만든 땅콩라테와 아이스커피를 주문했다. 땅콩라테  맛은 그냥 그랬다. 비양도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다시 걸으니 멀리 유명하다는    검벌레해수욕장이 나왔으나 우리는 우회하여 올레길 정코스로 걸으니 물빛이 맑아 투명한 우도저수지가 나왔다. 배가 고파 저수지 앞 시멘트 길바닥에 주저앉아 새벽부터 준비한 샌드위치를 먹었다. 남편이 너무 맛있다면서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시 일어나 걸으니 오른쪽으로는 말들이 노니는 목장이 있고 왼쪽으로는 우도봉으로 오르는 올레길이다. 


우도봉등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주위를 빙 둘러보니 우도가 한눈에 다 들어오고 멀리 성산일출봉이 또 보였다. 내려가는 길에는 등대박물관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등대 모형이 있었다. 서로 비교해 보기도 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데군데 "우도에 오길 잘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아! 맞다. 나도 우도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점 스탬프를 찍고 산물이라는 땅콩을 샀다. 육지의 땅콩알보다 더 작고 동글동글하다. 남편이 자전거를 타보고 가자했지만 사전선거를 해야 하는 숙제가 있어 2시 반 출발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이윽고 주도에 도착한 우리는 성산농협일출봉 본점 2층에 들러서 국민의 의무인 사전 선거를 했다. 줄을 선 모습을 보니 우리처럼 여행이나 출장 온 사람들도 많아 보였다. 투표하고 나오니 뭔가 뿌듯했다. 오늘 계획한 일은 다 무사히 실행한 것이다. 걷기라는 지극히 나 개인의 일과 투표라는 국민의 의무를 해낸 오늘 하루를 생각해 보니 멋진 날이었다.  

(우도봉등대, 우도봉목장)
(우도 입구)
(동네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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