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드라마
종이달.
슬프기보다는 쓸쓸함이
허무하기보다는 아련함이
모른 척하고 있던
마음 깊숙한 곳을 들켜버린 것 같은
묘한 여운이 남습니다.
인물들의 맹목적인 집착을 맘 편히 비난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의 집착의 대상이 나의 막연한 집착과 동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권력, 돈, 안락한 노후, 사랑, 술,
그런 것들.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집착의 반대급부로 조금은 해소되기 때문일 겁니다. 문제는 갈증의 해소는 잠시뿐이라는 거겠죠.
이화의 횡령이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원하던 아이를 포기하면서,
공허한 결혼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을 찾고 싶은 간절한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결국 그것에 ,
자신이 잡아먹히고 말았지만요.
행복의 중심이 나에게 있지 않으면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거 같아요.
어쩌면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채워지지 않으니 더 갈구하게 되는 거 아닐까.
차라리, 외로움이라는 감정과 친해지는 게
더 행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꽉 찬 보름달보다
그리움 가득한 초승달이
저는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