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남미륵사
나는 종교가 없다
어릴 적 할머니와 엄마를 따라
절에 다닌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는 카톨릭계라
매일 아침 미사를 드렸고
방황하던 청소년기에는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 기도도 많이 했다
성인이 된 후엔
교회를 다니는 친구들이 많았다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어느 종교에도 온전히 마음을 두지는 못했다
나는 종교는 없지만
그 공간이 주는 위로는 믿는다
절에 가면 성당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 안의 무거움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그래서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사찰이나
성당, 교회를 찾아가곤 한다
가끔은 믿음이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삶이 흔들릴 때 기댈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가 있다는 건
참 든든한 일처럼 느껴지니까
하지만 나는 아직 그만큼의 믿음을
품는 게 쉽지 않다
그래도 나는 믿는다
세상 어딘가엔 좋은 기운이 흐르고 있다는 걸
그 기운이 내 삶을 스치고 지나가기를 바라며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조용히 기도한다
신은 없지만 기도는 한다
그건 나에게 큰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