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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분꽃
Oct 25. 2024
거꾸로 가는 조용필 님의 시계
물론 자랑스럽죠.
85년 나는 여중생이었어. 7집에 빠져 정신없을 때였고.
눈물로 보이는 그대를 시작으로 여행을 떠나요까지. 11곡을 수없이 뱅글뱅글, 카세트테이프가 늘어지도록, 우리 오빠가 목이 아프도록 듣고 또 듣던 때.
내 기억으로는 그해 겨울쯤에 8집이 또 나왔었어.
해가 지나기 전에 바로 나온 앨범이라서 얼마나 좋길래 몇 달을 참지 못하고 일 년에 두장씩이나 발매를 하는지 놀라움과 기대감에 텔레비전 앞을 떠날 수가 없었지.
하지만 그때의 난 울고불고 난리 난리 그런 난리가 없었어. 8집은 그야말로 우리 오빠랑 절대 어울릴 수 없는 성인가요였거든. 하여
튼
우리 오빠는 지금도 그때도 혁신이야.
어린 날의 허공과 바람이 전하는 말은 그야말로 부모님들께 헌정하는 노래로만 들렸었거든.
7집의 감동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맘에 안 드는 8집을 내다니. 그래도 우리 오빠니깐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달달달 외워가며 친구들에게 노랫말을 전파하기 위해 가사를 수없이 적어 친구들에게 돌리기도 했었네. 내가.
물론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내 청춘의 빈 잔' '내 가슴에 내리는 비'는 정말 좋아했었지만 말이야.
진짜사나이도 오빠가 불러서 좋다고 따라 불렀으니깐. 뭔들 안 좋았겠냐만은 그때의 8집은 나에겐 우울이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
그러다 91학번인 내가 91년도의 13집 The Dreams를 만났을 땐 그냥 놀라움이었어.
한 앨범을 꿈으로만 채운다는 그 발상은 그 시절 나는 자신감으로 받아들였지.
19집 헬로는 점점 더
젊
어지고 드디어 따끈따끈한 20집.
이거
이거
정말 미친 거 아냐?
오빠는 심하게 젊어지시는데 우리 팬들은 늙어가지고 가사도 잘 못 외우고.
그래도 좋아.
아주 많이.
콘서트를 기다리면서도 막연하게 기다리다 뒤늦게 띄엄띄엄 있는 표를 예매하고
앨범이 나오는 6시만 기다리다가 급한 전화받고 깜빡해서 훨씬 넘은 시간에 듣기 시작했어.
이게 무슨 오래된 팬이야. 그렇지만 난 분명 오래된 오빠의 골수팬이야. 자칭.
늘 오빠의 팬임이 자랑스럽고,
나의 스타가 조용필임이 자랑스럽고,
조용필은 여전히 말도 더듬고 재미없지만 노래는 재미
있으니깐 괜찮고.
그냥 보면 배시시 웃음이 나오니 재미가 있는
거고.
막공을 기다리며 지금도 오빠를 소환해 내 옆에서 단독으로 노래를 부르고 계
시게 했어.
나
보다 행복한 사람 있으면 손들어봐. 어여.
콘서트를 기다리는 한 달 내내 설레어서 행복하고
분명 콘서트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릴 테니 중간중간 행복할 테고
지난번처럼 감기 걸리면 안 되는데, 관리 잘하시라고 백일기도라도 올려야 할 판인데
우린 또 오빠를 한없이 믿고 다소곳 기다린 줄밖에 몰라서.
사실은 지난번에 보니까 코 훌쩍거리는 우리 오빠는 진짜 매력덩어리더라
.
왜 자꾸 옆집 오빠 같냐고. 사랑스럽게.
그리고
이건 사족인데
당근에 암표가 나왔더라.
부모님이 어쩌고저쩌고.
3장 연석이라서 나에겐 딱이었지만 비록 암표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각 이만 원이 붙었지만
우리 그러지 맙시다. 물론 한 지조하는 난, 구석에서 보게 되었지만, 부모님이 못 가시면 산가격에 내놓으면 되지 왜 그깟 잘잘한 돈을 붙이는 건지.
멋진 오빠공연에 진짜 우리 그러지 맙시다.
오빠의 공연이 마냥 황송해서
얼마나 수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시는지 말하고 싶어서.
내가 조용필 팬이라고 자랑하고 싶어서 주저리주저리 떠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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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이 보이기 시작하니 글이 쓰고 싶어집니다. 서툴지만 실컷 써보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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