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정원
코로나 시기에 우리는 ‘강제적 고립’을 해야 했다. 그리운 이를 만나지 못했고 아픈 가족의 병문안조차 가지 못했다. 문이 닫힌 시간이었다.
나는 옥상에 텃밭을 만들었다. 매일 아침마다 올라가 꽃을 돌보고 씨앗을 심고 물을 주었다. 토마토가 열리고 사피니아가 피었다. 고추와 가지, 허브, 블루베리가 빈 옥상을 풍요롭게 채웠다.
우리는 혼자 있어야 했다. 혼자 식당에 가고, 혼자 여행하고, 혼자 영화를 보았다. 시간은 멈춘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시간에 누구는 책을 냈고, 누구는 자격증을 땄다. 내면에 알곡을 채우는 시간이었다. 나는 텃밭을 가꾸며 나를 들여다 보았다. 벌레를 잡으며 나를 아프게 했던 사람들을 떠올렸고, 쓰러진 고춧대를 세우며 흔들렸던 나를 생각했다. 상처를 어루만지듯, 인정 받기 위해 오래 애써온 나를 가만히 안아 주었다.
강제된 고립은 끝났다. 여전히 ‘혼자’의 시간을 갖는다. 흙에 어떤 정성을 주어야 씨앗이 잘 자라는지 알게 되었다. 시들었던 잎들이 하룻밤 물을 머금고 아침에 다시 빛나는 것을 보았다. 재촉하지 않아도 스스로 견디며 일어섰다. 고독 속에서 나는 나를 키우는 법을 배웠다.
고독은 외로움과 다르다. 외로움은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고, 고독은 아직 피지 않은 계절을 심게 한다. 뿌리는 더 깊이 내리고, 줄기는 힘을 모아 뻗어 나간다. 그러다 마침내 어느 한 철이 열린다. 고독도, 그렇게 익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