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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by 새벽

"도움이 꼭 선의에서 비롯되는 걸까?"

나는 한때 도움을 주는 일은 언제나 선하고, 돕는 사람은 좋은 사람일 거라고 믿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길을 따라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 길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나는 수많은 질문과 마주했다.
내가 하는 이 공부는 정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그 도움을 주는 나는 정말 진심일까?


머릿속에서는 늘 이상과 현실이 부딪쳤다. 책 속에서는 사회복지는 ‘모두를 위한 따뜻한 손길’이었지만, 현실 속 사회복지는 ‘효율적인 지원’, ‘자원의 한계’, ‘정책적인 고려’ 같은 차가운 단어들과 함께했다. 누군가는 도움을 원했지만 받을 수 없었고, 누군가는 도움을 받았지만 정작 변화는 없었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 나는 사람을 돕고 싶지만, 정작 사람을 믿기가 어려웠다.
이 모순 속에서 나는 혼란스러웠다.


사실 사회복지학과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도움’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단순해 보였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면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정말 그럴까? 돕는다는 건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내가 건넨 도움을 상대가 부담스럽게 느낀다면?
내가 좋은 의도로 한 일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면?
그리고, 나는 정말 그 사람을 위한 도움을 주고 있는 걸까, 아니면 스스로 만족하기 위한 행위를 하고 있는 걸까?


수업을 듣고, 사례를 배우고, 현장을 경험하며 나는 고민의 늪에 빠졌다.
처음에는 그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은 다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그런 고민들 속에서 탄생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부딪친 현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 자신에게 던진 질문들.
내가 직접 겪고, 고민하고, 깨달아간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보고 싶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내가 만난 이야기들, 그리고 나의 시선이 담긴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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