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가장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왔다. “잘하는 게 뭐야?” “취미가 뭐야?” 처음에는 단순한 질문처럼 느껴졌지만, 대답할 때마다 마음 한편이 어딘가 불편했다. 나는 늘 정해진 답을 내놓곤 했다. 취미는 음악 듣기, 잘하는 것은 글쓰기. 하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정말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하는 걸까? 그냥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해서 음악을 듣는 건 아닐까? 그리고 글쓰기는, 단순히 오래 해왔기 때문에 가장 익숙한 것일 뿐, 내가 정말 잘한다고 할 수 있을까?
남들이 ‘넌 이걸 잘해’라고 말해주면 그게 맞는 것 같다가도, 혼자 있을 때는 스스로에게 확신이 서지 않는다. 뭔가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오래 하다 보면 흥미가 떨어지기도 하고, 어떤 건 잘한다고 칭찬받아도 내 기준에서는 부족해 보인다. 때로는 그 기준이 너무 높아서, 아무리 노력해도 만족스럽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는 뭘 잘하는 사람일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같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나는 늘 잘하고 싶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결국 인정받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노력한다고 해서 다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애쓴다고 해서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나를 더 몰라보게 된 것 같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 지조차도 점점 흐려졌다.
스스로를 이해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단순히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정의 내리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하는 나를 따라가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는 지금과 다르고, 앞으로의 나는 또 어떤 모습일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나에 대해 너무 단정 짓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나 자신을 탐색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조금 더 유연하게 나를 바라보려고 한다.
무엇이든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고, 잘하는 것이 없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때로는 확신이 없어도 나아가다 보면 답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 지금은 그저, 나를 더 이해하기 위해 계속해서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천천히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