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낯선 이름이 내 안에 머물렀다.

by 새벽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모두 조금씩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그날도, 윤주는 서점에 앉아 책을 정리하고 있었다. 바깥은 여전히 햇살이 가득하고, 공기는 서늘했지만 그 안에 한 줄기 따스함이 섞여 있었다. 윤주는 창가에 놓인 작은 의자에 앉아, 그날의 첫 번째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윤주가 가끔 마주치는 동네의 중년 남자였다. 그는 작은 회사의 중역이었지만, 늘 바쁜 일상 속에서 서점에 가끔 들러 책을 한 권 사곤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가 들어왔다. 윤주는 고개를 들어 그를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그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왔다. 이번에도 늘 그렇듯, 그는 서점 안을 둘러보며 책을 고르려는 듯 조용히 한 발자국씩 다가갔다. 그러나 오늘은 뭔가 달라 보였다. 그의 눈빛은 평소와는 달리 조금 피곤해 보였고, 무언가 고민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좀 다른 책을 찾아볼까?” 남자는 윤주에게 물었다.

“혹시, 어떤 책을 찾고 계세요?” 윤주는 그를 살짝 살펴보며 물었다.


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입을 열었다.

“어떤 책이든 좋을 것 같아요. 요즘, 인생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읽고 나면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어서요.”


윤주는 그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뭔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있는 것 같았다. 윤주는 그에게 한 권의 책을 건넸다.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에요.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한번 읽어보세요.”


남자는 책을 받아들고 잠시 그 제목을 응시한 후,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서점을 나갔다.


"감사합니다, 추천해주신 책 읽어 볼게요."


그의 발걸음은 조금 더 가벼워 보였다. 윤주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이 서점이 그런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날, 두 번째 손님은 젊은 여성이었다. 그녀는 어딘지 모르게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고, 눈에 띄게 지친 모습이었다. 윤주는 그녀가 서점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무언가 찾고 계신가요?”


여자는 잠시 고민하듯 멈칫하다가 말했다.

“글쎄요, 그냥 책을 보고 싶었어요. 요즘 너무 힘들어서...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고 싶었어요.”


윤주는 그녀의 말에 공감하며, 서점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 때, 눈에 띄게 오래된 책 한 권이 있었다. 책장은 이미 많이 닳았지만, 그 속에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없는 묵직한 감동이 담겨 있었다. 윤주는 그 책을 그녀에게 건넸다.


“이 책은 오래된 작품이지만, 감동이 오래 남아요. 한 번 읽어보세요.”


여자는 책을 받아들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잠시 빠져드는 듯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윤주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정말 필요한 책을 찾은 것 같아요.”


그녀는 그 책을 품에 안고 서점을 떠났다. 윤주는 그녀의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그 책이 그녀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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