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너도 모르게 우린 닮은 게 있다
같이 사는 세상이다, 혼자는 외롭다.
엄마가 지켜주면 좋겠다. 누가 꼭 안아주면 좋겠다고 아이는 말한다. 세상이 믿을만하다고 아이에게 나에게 알려줘야 했다.
뉴스를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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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시작한 일이어도 그렇지 않은 순간은 온다.
그런 걸 마주하는 시간이 힘들다.
선물같이 찾아온 아이 앞에서 아이가 무서울 때
지켜주지 못하는 때가 있다. 그런 일은 일어나고야 만다.
그럴 땐 이모를 붙인다. 그리고 얘기한다. 우린 같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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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물고기 엄마도 빼빠피그 엄마도 무서운 순간에
다가와 꼭 안아준다고, 아이는 자기도 그렇게
엄마가 안아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 옆에 와서 나를 안아준다. 내 머리통을 작은 두 팔로 꼭 안고 누워서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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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마다 감동이다. 아이에게 위로를 받는다.
아이에게 사랑을 줘야 하는 사람은 나인데
아이가 다가와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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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줘, 나 좀 안아줘라는 말.
그걸 나도 했다. 엄마한테 작년에야 해봤다.
나 좀 안아주라고. 아이처럼 떼를 썼다.
그러고 나서 괜찮아졌다. 이상하리만치.
같이 있다는 걸,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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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이걸 바란 거 같다. 설명을 해주고 난 뒤
참을성이 없었던 건 아이가 아니라 엄마였고,
콜라와 식혜를 들이마시고 인내심이 사라진 것도 엄마였다고 했다. 와와 와이 크게 말한 것도 아이가 아니고 엄마라고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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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왜 이렇게 가만히 안 있냐 했던 며칠이다.
그리고 났더니 맞다고 한다. 엄마가 그런 거라며
자기는 아닌데 오해받아서 마음이 안 좋았다며
이후로는 아이는 기분이 좋아져서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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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내가 십 년째 입는 원피스가 맘에 든다며
휘돌 때 펄럭인다고 자기가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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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닮아간다. 모르는 사이에
그러니까 연결되어 있다고, 꼭 안아줄 거라고,
세상은 안전하고, 믿을만하다고, 같이 사는 세상이라고
요즘 들어서야 알게 된 가치들을 아이에게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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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마음이 편해졌다.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안 괜찮을 때 안 괜찮다고, 즐거울 때 즐겁다고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