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의 이상과 현실, 그리고 뒷 이야기

깜짝 방문이 부담스러워진 엄마다.

by Shiny

한창 청소와 비움에 빠져있던 나는 이라 쓰고(뭐든 불만이었던 나)는 친정에 가서도 똑같은 일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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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서 하나씩 뜯어보니

갑자기 식탁 색깔이며, 문짝이며 한두 개씩 마음에 안 드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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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0의 집 앱을 깔고 쇼핑을 시작했다.

시트지, 쓰레기통, 정리 수납함, 수납함, 싱크대 정리대. 갖가지 것들을 사들였다.

(새벽까지 잠 안 자고 검색하고,

물건을 사는 거 자체가 도파민 뿜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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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낮에는 피곤해진 상태로 쓰레기봉지를 펴 들었다.

내가 쓰던 방에 쌓인 물건들을 비우면서는 주인이 치워야지 누가 치워하는 맘으로, 공용 공간에서는 곧 인사올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컸다.

아마 이게 제일 컸다. 누굴 초대한다는 것. 그런데 이미 내 집이, 우리 집이 맘에 안 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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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놓인 추억의 물건들을 뒤적거리다가 쓰레기 봉지에 묶어 대여섯 개는 버렸다. 그 와중에 엄마의 짐도 섞였다.

아빠 꺼는 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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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번에 갔을 땐,

동생들과 부모님이랑 여행 가자고 모은 공금으로 싱크대를 바꾸자 했다.

냉장고도 털었다.

환갑여행을 가자 모인 며칠 전 날도 그렇게 청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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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한 나와 달리 엄마는 당황했다.

이거 다 필요한 건데 버리면 어떻게 찾느냐부터. 너도 니 딸내미가 다 헤집어 놓으면 좋겠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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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 버려도 된다고 뻥뻥 소리를 쳤다. 그때부터 엄마는 위축된 듯했다.

치우면 을매나 좋냐며 큰소리를 치고 있는 나와 달리, 엄마의 살림을 헤집어두는 내가 불편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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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내가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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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치워주지 않으면 계속 끌어안고 살잖아 가 그때 생각이었다.

이제 보니 그래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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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안 다녔고, 짐이 많다.

공간이 있고, 커버할 수 있고, 그 와중에 치우지 못하는 건 엄마 탓이 아니다.

엄마는 바쁘고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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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쉬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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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와서도 편하게 ,

식구도 와서 편하게 머물게 해주는 곳,

마음이 편한 곳이어야 했다.

청소를 그리 해놓고 누구의 마음도 편하지 않았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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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에게 말했다. 나도 젊을 땐 쓸고 닦고 맨날 했지.

이젠 손 닿는 데 있으면 돼. 그게 편해.

그러고 보니 우리 집이 그렇게 뭐 다 버려야 할 것 투성이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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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속이 버려야 할 것 투성이었지.

잠도 안 자고 쇼핑을 해대니 피곤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더 좋은 것으로 채우진 못하고

이게 뭐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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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친정 가서 치우는 일을 접었다.

엄마한테 충분해 잘하고 있어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같이 할 걸 찾기 시작했다. 같이 놀고, 같이 얘기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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