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맞은 봄 눈부셔
나는 전생의 일 모두 그곳에 놓고 왔네
전생은 아득하여 우리를 갈라놓고는 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만나 봄을 걷고 있네,
전생 같은 건, 믿지 않아요 당신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지만
그 말 또한 틀리지 않는 말이었네
중요한 건 지금 봄이 흐르는 지금,
괜찮네, 당신과 함께라면 어느 생의 이름도 온화롭네
그곳에 흐르던 숲 지금도 흐르고 있다 하네
우주가 있다면 우주의 이름으로
코스모스 있다면 코스모스의 이름으로
당신과 내가 여기 있다 하네,
피고 있다 하네.
「 코스모스 」 - 죽은 새를 먹다 中
살아간다는 건 어찌 이리
신묘한 일일까
정신없는 7월,
뛰어다니고 있는 7월,
그럼에도 행복하다는
마음이 흘러 묘하다고 느낀다
어제의 잎葉이 오늘과 같은 잎이 아니 듯
사람의 마음도 어제의 그것이 아니구나
그렇다면 어제까지의 일은 차라리 전생의 일이라 할 수 있는 걸까
다시 비구니처럼 태어나
맑은 햇살 한 자락을 움켜쥐고 있으니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종을 울리는 일뿐인 걸까
기다려 주는 분들과 그리고 따뜻하게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
고맙다 그것이
실수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내가 나로 나아갈 수 있는 일은
어느 생의 지복인가
이건 나만이 누릴 수 있는 지복
아, 저는 코스모스를 띄우며 이 우주 찬란하게 흐르고 있어요
당신도 그리 지내고 계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