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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유 Aug 01. 2024

때론 내가 지옥에서 온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




때론 내가 지옥에서 온 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추함과 절망도 품고 있는 나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이 지닌 부드러움과 천진함 

그러나 아직도 인간이라는 이름 하나 벗어나지

못하고

카르마 속 흐르고 있는 나



그러나 이 모든 다정함과 기묘가 혼합되어

기어이 나는 자신을 아름답다고 느낀다



외모의 이야기가 아니다 설령 어느 생에서 꼽추로, 다른 감각의 외모로,

남자로 태어난다 해도 기어이 나는 느끼겠지

아, 아름답다

추함을 지니고 있음에도 어둠 속을 흐르고 있음에도

내 안 흐르는 설국화 같은 아름다움을,

그 눈밭 고요히

 모든 걸 '견딘' 자신을 보고 말하겠지


- 기묘한 자네, 그렇지만 미워할 수가 없잖아



인간으로서의 나

인간으로 견뎌야만 하는 나

울고 웃고 통곡하고 사랑하며 여기, 이 바닥

지구라는 별 불량배처럼 껌을 찍찍 씹으며

나 삐뚤어질 테야, 인간의 삶 언제까지 해 먹어야 해툴툴거리고 있는 나


그럼에도 꽃을 기뻐하는 나

별 품어주고 싶어 흐르고 있는 나


그래, 이게 나구나 미운 점도, 슬픈 점도,

그러나 아름다움까지 포함된 내가, 나구나


그것뿐



그것을 몰라 나를 미워했다

자신을 슬픈 자라 긴 세월을 걸어왔다



슬픔과 아름다움의 혼합물인

이 우주 유일무이한 

혹은 당신,








이상하다,


이 자 (나)의 모든 업과 슬픔을 알고 있음에도

이 자를 사랑하게 되었다니


이제야 이 자와 일생을 함께

걸어갈 용기가 생겼다니,




그림

*

류미영 작가


https://www.instagram.com/monster_city_ryu_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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