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애
'함께' 한다는 건 무엇일까
한 친구에게 긴 시간이 지나
이제 마음을 열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이제 마음을 열었구나, 됐다, 싶었는지
원래 성격을 드러냈고
다른 한 친구는
' 고마워. 날 택해줘서. 내가 더 잘할게 ' 라고
날 꼬옥 안아주었었다.
이 둘의 극명한 태도에서
나는 많은 걸 생각하게 되었다
아,
이게 이 사람의 진짜 모습인 걸까
핵심이, 살아온 가치관이 여기서 나타나는 걸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도 들었다
( 전자의 친구가 ) 긴 시간 나를 이해해 주고 맞춰 줬던 만큼,
이제 나한테도 좀 맞춰 줘. 이게 나야. 이런 내 모습도 받아줘
이해해 달라고 했던 걸지도 모른다고.
그렇지난 결국 나는 나 자신이, 내 감정이 제일 중요했던 거라고. 나한테 (잘 해주는)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내가 왜 굳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네게? 노력도 하지 않고 나는 나를 택한 거라고
한 사람이 온다는 건 하나의 우주가, 하나의 삶이 오는 거라는 말. 그 말을 이제야 겨우 조금 실감한다
함께한다는 건 그 사람이 살아온 삶,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거라고
수십 년 그가 쌓아온 가치관과 미덕 아픔과 고독도 포함한 하나의 우주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 아니냐
그 다름을 온전히 이해할 순 없어도
그래, 너는 그런 삶을 걸어왔구나 그래서 그런 가치관을 지니게 됐구나
받아들이고 노력할 수 있느냐, 보듬어 줄 수 있느냐 아니냐 거기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라는 것도
연애는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과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진정으로 ‘함께 ' 한다는 건 다른 개념의 이야기라는 걸
그러나 역시 그것도 어디까지나 상대방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의 이야기
라는 생각과
그런 태도 앞에서
함께 하기는 힘들겠구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많은 걸 배우고 있다.
* 그림 - 박향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