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내 마음이 얼마나 조용히 울고 있었는지 몰랐다.
감정은 흘러갔지만, 이름 붙이지 못했고, 좋아한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게 내 영혼을 어떻게 빛나게 하는지 알지 못했다.
사랑은 마치,
길을 잃고 헤매던 숲속에서
햇살 한 줄기가 나를 찾아오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은 나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내가 가진 것이 아닌,
내가 바라보는 세상의 결을 함께 느끼고 싶어했다.
그게 처음엔 낯설었고,
조금은 두려웠지만—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들은
말보다 따뜻한 침묵으로 채워졌다.
우리가 나눈 대화 중 가장 깊었던 건,
입술이 아니라 눈빛으로 말하던 순간들이었다.
작은 숨결들이 오가는 저녁,
서로 말없이 앉아 있던 그 밤에—
나는 알았다. 사랑이란 건,
설명하려 애쓰는 게 아니라
그저 존재 자체로 충분한 순간이라는 걸.
사랑한다는 건
스스로 어떤 사람이어야 할지 애쓰는 게 아니라,
그 사람 앞에 있을 때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내가 되는 것이다.
그 사람 앞에 서면 말이 줄었고,
마음은 더 깊어졌고,
나는 처음으로
“사람다움”이라는 숨결을 배웠다.
사랑은 조용히 나를 다시 그렸다.
붓도 없이, 선언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함께 있는 그 사람과의 시간 안에서
내 영혼의 색이 달라졌다.
그 전에는 몰랐다. 사랑이란 건,
누군가를 차지하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다정하게 다시 살아내는 일이라는 걸.
그래서 이제 나는 말보다 숨을 믿는다.
말은 때론 날카롭고,
때론 불완전하고,
때론 지나치기도 하니까.
하지만 숨은,
같은 박자로 고요히 내쉬는 리듬이니까.
사랑은 결국,
그 리듬을 함께 살아가는 일이니까.
내가 그 사람을 사랑했다는 걸
그 사람은 끝내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사람을 사랑하며,
나는 나를 더 다정히 안아주게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마음 하나면,
이 사랑은 끝까지 품고 살아갈 이유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