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혼 속에는 한 마리 야생의 짐승이 살고 있었다

by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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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내 마음 깊은 곳, 나의 영혼 속에는 한 마리 야생의 짐승이 살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그것의 존재를 분명히 인지하지 못했지만, 분명히 그것은 나와 함께 살아 있었다. 그 짐승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본성이었고, 그 본성은 욕망과 탐욕, 질투, 미움, 분노 같은 이름을 달고서 내 안을 돌아다녔다. 마치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동물처럼, 본능적이고 거칠며 직선적인 생명력이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바닥을 헤집으며 끝까지 그것을 손에 쥐려 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이 바로 내 안의 짐승이었다. 순수하면서도 무서운, 본능으로만 움직이는 존재. 사람들은 말한다. 그런 짐승은 처음부터 길들일 수 없다고. 너무 거칠고, 통제할 수 없어서, 결국은 그 본성에 휘둘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나는 믿고 싶다. 아니, 이제는 확신한다. 그 야생의 짐승조차도 노력과 인내, 그리고 깊은 자기 인식을 통해 천천히 길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나의 감정, 욕구, 그리고 본능적인 반응들조차도 내가 스스로를 더 깊이 들여다보며 끊임없이 성찰할 때, 비로소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나는 변해왔다. 예전의 나처럼 즉각적으로 날카롭게 반응하기보다, 이제는 멈추고, 바라보고, 선택하지 않기를 선택한다. 덜 반응하고, 더 사유하는 내가 되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온순해진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자연스러움이 결코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끝없는 훈련과, 에너지와, 절실함이 쌓여 만들어낸 결실이라는 것을.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이제는 내가 애써 고삐를 쥐지 않아도, 내가 흠모해 온 ‘이상적인 나’가 내 안에서 조용히 나를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그것이 진정한 고요다. 더 이상 억누르지 않아도 되는 상태, 스스로 평온을 선택할 수 있는 경지. 그러나 그 평온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 훈련은 평생 계속되어야만 한다. 내가 이 짐승을 어느 정도 길들였다고 느낀 순간에도, 예고 없이 다시 그것은 날 것의 본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럴 때면 두려움이 몰려온다. 나는 다시 과거의 거친 나로 돌아가는 건 아닐까. 나의 모든 수련이 무너져 내리는 건 아닐까. 하지만 진정한 회복탄력성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그 두려움을 느끼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처음부터 다시, 수없이 반복하며 길을 걸을 수 있는 그 끈기와 인내가 바로 내가 가진 힘이다.


나는 알고 있다. 이 짐승은 언제든 본성을 드러낼 수 있지만, 동시에 나는 그를 다시 조용히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을. 내 안의 고요는 그렇게, 날마다 다시 쌓여간다.


https://medium.com/@irenekim1b/taming-the-wild-beast-within-f3d65f017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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