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며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 말은 언제나 옳고 아름답게 들린다. 그러나 수많은 관계를 지나고 삶의 골목골목을 돌아보며, 문득 다른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정말로 물어야 할 것은 그것의 반대다. 나는 좋은 사람인가?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줄 수 있는가?
평온한 날엔 누구나 괜찮은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평온하지만은 않다. 삶의 바람이 불고 균형이 무너질 때, 그제야 비로소 보인다. 나의 마음이 어디쯤 서 있는지를. 그리고 그제서야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얼마나 어려운 의미인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건 언제나 신비롭다. 그러나 그 신비로움 안에서도 나는 종종 묻는다. “나는 이렇게 성장했는데, 왜 이 사람을 만난 걸까?”
한 시절, 나는 나름의 성장을 이뤘다고 믿었다. 이제는 내 깊이에 어울리는 사람을 만날 자격이 생겼다고 여겼다. 그런데 막상 마주한 사람은, 내가 그리던 이상과는 달랐다. 미숙했고, 이해되지 않았으며, 어딘가 부족해 보였다. 그때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왜 나는 내 그릇에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나게 된 걸까?”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은 내 그릇에 맞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나의 그릇이 바로 그만큼이었다는 것을. 그 미숙함이 불편했던 이유는, 그 속에서 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나의 인격과 품위의 크기만큼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때는 그것이 불만족스러웠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얼마나 정직한 일인가. 세상은 언제나 내 내면의 크기에 맞는 사람을 내 앞에 데려온다. 그 사람은 내 거울이었고, 나는 그를 통해 나의 부족함을 배웠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생각한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먼저 내가 그에 합당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결코 거창한 결심이나 도덕적 구호가 아니다. 그저 삶이 그렇게 작동한다는 사실이 놀랍도록 정확하다는 것이다.
현자들이 말하던 “내가 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 살다 보면 정말 이상하리만치 정확하게 들어맞는 순간이 온다. 그 말은 단순한 교훈이 아니었다. 그것은 삶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이었다.
이제 그 말이 참 신기하고 또 감사하다. 그 말들이 단지 좋은 말이 아니라, 내 인생 속에서 현실이 되었으니까. 인생의 나침반은 어쩌면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조금씩 성장해갈 때, 그 나침반은 늘 나를 닮은 사람에게 데려다준다.
그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때의 나에게 꼭 필요했던 거울. 딱 그 시기의 나와 닮은 사람. 그것이 결국 ‘인연’의 진짜 얼굴이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나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떤 사람인가.
내가 원하는 사람에 걸맞은 그릇을 가진 사람인가.
누군가의 마음에 믿음이 되는 사람인가.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 말은 더 이상 교훈처럼 들리지 않는다. 이제는 삶의 증거로, 내 경험의 언어로 다가온다.
살아보니, 결국 모든 것은 맞아떨어진다. 그것이 인생의 신비이자, 가장 큰 감사다.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세상은 그에 어울리는 사람과 인생을 내 앞에 보내준다.
그리고 언젠가, 모든 것이 퍼즐처럼 제자리를 찾아가며 나는 문득 깨닫게 될 것이다. 내가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 평생을 그렇게 기다려왔고, 그 기다림 속에서 나 자신을 벼려왔다는 것을. 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안 되었음을, 그 모든 시간이 결국 이 만남을 향해 있었다는 것을.
그 순간, 나는 마침내 인생의 모든 해답을 찾은 듯한 평온 속에 조용히 미소 지을 것이다.
https://medium.com/@irenekim1b/be-the-person-you-wish-to-meet-3aecb3e04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