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의 에세이] <기술로 인한 부의 이동>을 듣고

메타버스가 몰고 온 부의 새로운 기회, 김상윤 중앙대 교수 @로얄엑스

by 채유

로얄엑스라는 장소를 알게 된 것은 작년쯤이었던 것 같다. 남양읍과 향남읍을 오가는 길에 여러 낮은 건물로 이루어진 어떤 단지가 생겼고, 나중에 알아보니 전시 등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소였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방문해야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렇게 강연을 들으러 가게 될 줄은 몰랐다. 화성ICT생활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ACT 아카데미 기술 트렌드 특별강연]의 하나로, 중앙대 컴공과 교수인 <기술로 인한 부의 이동:부제는 메타버스가 몰고 온 부의 새로운 기회>을 위함이었다.


강의는 메타버스/암호화폐/NFT 등의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키워드와, 가상공간/가상자산/가상경제/CPS/디지털트윈/경험경제 등의 개념을 두루 설명하고 사례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교수님이 올해 발간한 책 <메타 리치의 시대>에서 다루는 내용을 뜻밖에 저자 직강으로 접하게 된 것이었다. 본래 1시간 반 동안 진행되어야 했으나, 질문까지 포함하여 3시 10분에 시작한 강연이 5시에 끝났으므로, 저조한 참석자 수와 어수선한 강의 환경과는 별개로 무척 열정이 넘치는 강의였다. 말끔한 설명과 청자와의 소통, 전달력 있는 화술로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기술의 이해'를 강조하며 시작한 강의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부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내용을 서술했다. 현실 세계의 비즈니스가 디지털 세상의 가상경제로 옮겨가고 있으며, 가상경제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종류도 제시했다. 가상경제의 개념에 앞서 가상공간이 나오는데, 게임이나 VR, 메타버스 플랫폼 등 '현실로 여기는 가상공간'에서 '경험'하는 것들을 '메타버스'라고 일컫는다. 아직은 모두가 메타버스라고 느낄만한 기술이 구현되어 있지 않은 단계이므로, 적극적으로 게임이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가상공간을 경험하는 세대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 메타버스의 이해도와 온도차가 크다고도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현실을 대체할 수 있는 가상공간에서의 경험은 가상경제를 창출하게 된다는 논지로 전개된다. 현재도 메타버스와 아바타를 결합한 게임과 엔터 산업, VR 혹은 AR과 실물이 결합된 건설/제조/디자인 산업,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된 가상의 자산인 암호화폐와 NFT가 금융업과 예술업에서 활발하게 새로운 장을 펼치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개념으로 CPS, 디지털트윈, 메타버스를 제시했는데, 개중 CPS와 디지털트윈이라는 개념은 용어만 모르고 있었을 뿐, 이미 제조업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는 익숙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가상과 현실의 융합이 진행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설파하며 가상경제에 대한 통찰과 준비를 당부하고 강연은 마무리되었다.


사실 게임도, 메타버스 팬미팅/콘서트도, 암호화폐 투자도 관심 없는 나로서는 강연 내용이 다소 충격적이었다. 왜냐하면, 언급된 사례들이 이미 너무 친숙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메타로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 가상인간 로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명품 브랜드, 블랙핑크의 메타버스 콘서트 등 모두 뉴스, 기사, 광고 등으로 충분히 접했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내가 90년대의 인터넷버블처럼 취급해버리고 '일시적인 유행'이라고 잠재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일축하는 동안 가상 세계 플랫폼은 정말 많이 커져버린 것이었다.


심지어 이미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메타버스 신년회를 진행했다. 그럴듯한 말로 성과를 포장하고 임직원을 독려하는 듯한 신년사에 관심도 없었을뿐더러, 새로운 시스템에 가입 절차를 밟아야 접속할 수 있었으므로 애초부터 참석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게다가 메타버스? 마치 트렌디한 회사라는 듯 보여주기 식 행사인 것이 뻔했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 이를 계기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가입하고 실제로 스마트폰 화면 속의 무대 화면 속(…) 신년회 영상을 지켜보기도 했다. 시스템 문제였는지 수월하게 진행되었던 신년회는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 볼 만하네'라는 반응도 분명 있었다. 어찌 됐든 가상공간에서의 신년회 개최 및 참석이라는 경험을 새롭게 받아들인 것이다.


서두에서 기술을 모르면 부의 창출도 없다는 말씀을 하시며, 알고 투자하지 않는 것과 모르고 투자하지 못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씀하시는 것에 초반에는 '꼭 알아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연을 다 듣고 나니, 내가 알고 있었던 '메타버스'와 '가상XX'는 굉장히 막연한 개념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메타버스 플랫폼 같은 시스템에 직접적인 접속이나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에 나와 관련이 없을 것이라 판단한 것 또한 모르기 때문에 단언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리 기술 발전과 새 개념을 따라가지 못한다 한들, ATM을 넘어 스마트뱅킹이 활성화가 되다 못해 은행 창구마저 축소될 때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안 되겠다는 비유적인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강연을 다 듣고 난 지금에도 메타버스 플랫폼이나 게임 등 가상공간의 아바타에 자아 일치를 하고, 가상공간에서의 경험을 '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것에는 거부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책 <메타 리치의 시대>에서 기술한 '메타 리치 방어형'에서 '메타 리치 몽상형' 정도로 인식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가진 '메타버스'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강의였다.


<강의 자료 발췌>

- 메타버스(Metaverse):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져서, 그 접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상호작용, 경험, 세계, 공간, 플랫폼)

- 가상자산(Virtual Asset):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와 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

- 가상경제(Immersive Economy): 실감 기술이 적용된, 가상 공간 및 가상 경험을 통해 사회, 문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 체제

- CPS(Cyber Physical System): 사이버와 물리적 세계의 결합, 연결을 구성하는 SW,HW,시스템을 통칭하는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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