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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영 변호사 Apr 12. 2023

너무 절박하다면, 간절하다면,

차라리 선택을 미뤄라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손을 내밀어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  절박하고 간절한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필자는 수천 건의 형사사건을 변론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그 손을 잡아준 사람이

선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인 사례들을 계속적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도움이 필요했던 사람 입장에서는,

차라리 도움을 주겠다는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더 큰 피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1) 사례 1

​병원비, 보증금 등 절박하게 돈이 필요해 대출을 받고자 했지만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존 대출금을 변제하면  기존대출금보다 2배 많은 돈을 대출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 “라고 제의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간절하게 돈이 필요했던 그 사람은 있는 돈 없는 돈을 겨우겨우 끌어모아 기존 대출금을 요청한 계좌로 보내줬지만,

2배의 돈을 대출해 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던 사람은 돈만 받고 사라졌다.


간절하게 돈이 필요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대출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그나마 있던 돈도 잃고 빚까지 떠안게 되었다.

경제적 궁박 상태를 이용한 보이피싱 사기 사례이다.


2) 사례 2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로 잠을 이루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었다.

지인이 “잠 잘 자는 약이니 이 약을 먹으면 잠을 잘 수 있을 거다. “라고 하면서 약을 건네줬다.

그 약을 먹으니 잠을 잘 수 있었다. 계속 그 약을 찾게 되었다. 그란데, 잠을 잘 수 있게 해 준다는 그 약은 마약이었다.


마약을 왜 준 것일까?

마약은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시작하면 마약을 준 그 사람에게 계속적으로 마약을 구매하게 된다.


마약을 건넨 이유는 (도와주려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궁박 상태에 있는 그 힘든 사람을

마약 중독으로 만들어(소위 빨대를 꽂아)

돈을 벌고자 했기 때문이리라.



3) 사례 3

유산의 아픔을 겪은 여자에게 위해주는 척 접근했다.

남편과 시부모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아픔을

그 사람이 알아주고 위로해 줬다.

그런데 그 사람은

“죽은 아기가 남편도 데려가려고 한다. 죽은 아기를 잘 보내줘야 남편을 살릴 수 있다.”라고 했다.

이미 유산의 아픔을 겪은 여자는 남편까지 잃어버릴까 봐 두려웠다. 그렇게 억대의 돈을 뜯어냈다.



​위 사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신적, 경제적 궁박 상태에 있는 타인을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


궁박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간절함을 담아 도움을 바라는 그 손을 잡아준 그 사람이​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 아니라

궁박함과 간절함을 이용하려는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다.

너무 힘들다면, 너무 절박하다면,
감정이나 욕구에 이끌려
어떤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보다 ​
선택을 미루거나,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을 것이다.



잘못된 선택을 하느니
차라리 그대로 있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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