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들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다.
위법한 행위를 해서 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실제 형사법정에서 수천 명의 피고인들을 변론하면서
비록 그 피고인이 재판을 받는 그 사건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이지만,
어느 순간에는 남을 도와준 선량한 사람이었고,
어느 순간에는 피해를 당한 피해자였으며,
어느 순간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사회의 구성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마약 사건으로 처벌받는 피고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특히 대마 등 마약 관련 사건의 피고인들의 경우에는,
형사재판을 받기 전까지는 쉬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다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장애가 생겨
한순간 무너지게 되자 약에 의존하게 된 피고인들도 있었다.
어머니께 짐이 되지 않기 위하여 어린 나이부터 스스로 가장이 되어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친구를 사귈 시간도 없이 일만 했기에 힘든 마음을 나눌 친구도 주변에 없었다.
그렇게 휴식도 없이 쉬지 않고 일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공황장애가 생겼다.
부양할 가족이 있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공황장애가 생기니 병원에 가서 약을 복용했지만,
병원에서 주는 약은 오히려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일을 할 수 없었다.
의욕이 생기게, 힘이 나게 만들어 주는 약을 찾았고,
그 약을 먹고 다시 일을 했다.
그렇게 약의 힘으로 일을 하며 살다가 결국 구속이 됐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이나 유일한 의존처였던 대상의 사망으로 힘들어하며 잠 못 이루는 날들이 늘어나자,
주변에서
잠 잘 자는 약이다
라며 건네준 약을 먹었는데 그 약이 마약인 경우도 있었다.
혼자 힘으로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힘들 만큼 괴로울 때,
괴로움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
그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모두
진정 그를 도와주려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힘든 그 상태를 이용하여 마치 도와주는 것처럼,
잠을 잘 수 있는 약이라고 건네준 것이 마약인 경우도 있는 것이다.
마약은 중독성이 있기에
그 마약을 건네준 사람이 바라는 것은,
힘든 그 사람이 마약에 중독되어 자신에게 계속 마약을 구매하게 되기를 원하는 것이리라.
일명 빨대를 꽂는 것이었다.
힘든 그에게 빨대를 꽂아 돈을 쭉 빨아들이려 함이리라.
(인간은, 타인의 고통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기적인 존재였다.)
호기심으로, 또는 단순히 쾌락을 위한 목적에서 마약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마약 투약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결국 마약의 결과는
스스로의 정신을 혼미한 상태로 만드는 것,
자신의 정신을 마약에 맡기고
자신을 놓아버리는 것이었다.
결국 내 정신의 주인이 내가 아닌 마약이 되고,
마약은 중독성이 강해서 ‘한 번만’은 없다고 한다.
마약을 판매해서 처벌을 받았던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기억에 남는다.
저는 돈이 너무 필요해서
쉽게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마약을 판매했지만,
저한테 약을 사는 사람들이
사람의 모습에서 사람이 아닌 모습으로
변하는 걸 보면서
제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