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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영 변호사 Feb 28. 2023

범죄자를 변호하면 무섭지 않나요?

절대선과 절대악이 있을까?

사람들은 범죄자라고 하면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 범죄자의 모든 행동이

악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필자가 국선전담변호사로 근무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도

“범죄자를 변호하면 무섭지 않나요?”

라는 말이었다.

필자가 수천 명의 피고인들을 변론하면서 느낀 점은,

피고인들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이 절대 악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범행은

자신의 이기심(욕구 충족, 감정 분출)을 위해

위법하게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므로

처벌을 받이야 할 위법한 행동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위법한 행동을 한 피고인들도

고마운 행동에는 고마움을 느끼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림들이 많았다.

또한 피고인들 전부가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도 아니었으며,​

사람 자체가 악한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

사람자체가 악한 사람은 어느 집단에나 존재하는 것이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모두 사람 자체가 악한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

피고인들 중에는 살아가는 능력을 배울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고 배울 기회도 없었기에 생존을 위해 터득한 방법이 절취, 사기 등 범죄행위인 경우도 많았다.

누군들 유복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태어나고 싶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태어나는 것을 선택할 수 없었다.


어린 시절 양육자의 부재 등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피고인들의 경우, 그들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았지만 더 버티기 어려워졌을 때 어리석은 실수로 범죄에 빠진 경우도 많았다.


​(우리가 보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절도, 사기, 폭행, 모욕, 명예훼손 등 수 없이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지만, 우리는 그들을 우리와 다른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등장인물들애 공감하는 경우도 많다. 그들이 나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가 형사법정에서 경험한 세상에는


1) 타인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2)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과

3)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이용당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용당하는 사람들에게

마치 자신들이 절대선인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절대선과 절대악을 구분하여

절대선을 추종하고 절대악을 비난하는 것은

넷플릭스의 드라마 ‘지옥’에 나오는 새 진리회처럼

절대선을 자처하는 누군가에게

이용당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세상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불완전하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훌륭한 것은 아닐 것이고,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이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비난받을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필자가 형사법정에서 경험한 세상에서는


절대선이나 절대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선택과


그 선택이

위법한 방법인지 적법한 방법인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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