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8

※ 매미와 챗GPT, 시련의 콜라보레이션 _제8장

by 중성녀의 가난시대

[제8장]


마침내, 나무의 가장 높은 가지까지 올라왔다. 기어오르는 마지막 몇 걸음은 떨리고 아팠으며 너무 외로웠다. 그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땅 위는 조용하지 않았다. 우리들의 울음소리가 아니었다. 저곳엔 울음을 멈춘 자들의 흔적이 가득했다. 수많은 매미들이 나무 아래에 떨어져 있었다. 등껍질이 반쯤 부서진 몸들, 날개가 말라붙은 채 엉켜버린 사체들, 눈을 감지 못한 채 멈춰버린 울음들. 누구는 막 날아오르다 추락했고 누구는 혼신의 힘을 다해 울다가 지상으로 무너진 듯했다. 그중 몇은 단 한 번도 울지 못한 채 그저 쓰리진 모양새였다. 그날 나는 이곳은 울기 위해 오는 곳이 아니라 울고 사라지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인식은 가슴을 서늘하게, 씁쓸하게 만들었다.


가지 끝에 다가가 붉게 물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잿빛 구름 사이로 태양이 기울고 있었고 도시는 불빛들을 하나씩 켜기 시작했다. 곧 또 다른 태양이 등장할 것이다. 나는 손을 모았다.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등 뒤 어딘가에서 오래전 아주 희미한 떨림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떨림 안에서 나는 잊고 있던 기억을 끌어올렸다. 어릴 적, 아주 작은 생명이었던 나를 감싸던 흙, 그리고 어두운 부드러움 속에서 누군가 아주 조용히 읊조렸던 노래.


「“눈 감고 숨죽여라, 땅이 널 품는다. 아직은 울지 말아라, 울음은 너를 아끼니. 등 뒤 어둠 속에서 작은 날개가 자라고 있단다. 기다려라, 그 떨림이 널 데려가리”」


그건 어머니의 자장가였다.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진동만은 확실히 기억났다. 그리고 노래의 끝, 가장 마지막에 들려왔던 그 한마디.


“아가, 너도 언젠가 울 수 있을 거야.”


지금 그 말을 되뇌었다. 이제 울음을 낼 차례였다. 누구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도 살아남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나는 존재하고 싶었다. 이 여름 한가운데서 한 번쯤 나도 살아 있었다고 그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나는 떨리는 입을 열었다. 처음의 소리는 갈라지고 메마른 숨 같았다. 그러나 그것은 울음이었다.


‘찌 이이이이이 이이익....’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퍼져갔다. 내 울음은 나무를 흔들었고 잎사귀들이 나를 따라 떨렸다. 나는 다시 울었다. 한 번 더, 그리고 한 번 더. 세상은 여전히 잔인했다. 새는 하늘 위를 맴돌고 있었고 밤의 태양은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나는 울었다. 찢긴 날개로 절뚝이는 다리로 수많은 상처와 침묵을 지나 나는 울었다. 그 울음이 어딘가에 닿지 않아도 기억되지 않아도 나는 살아 있었다.


나의 노래가 이 여름의 어딘가에 작은 떨림으로라도 남기를, 조용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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