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9

※ 매미와 챗GPT, 시련의 콜라보레이션 _제9장

by 중성녀의 가난시대

[제9장]


비가 내리는 새벽이었다. 밤과 아침이 맞닿는 경계, 그 어스름 속에서 세상은 조용히 젖어들었다. 비는 세찬 것이 아니라, 낮게 깔린 하늘이 스스로 무너져내리는 듯한, 지친 숨처럼 가라앉은 빗방울이었다. 잎 끝에 맺힌 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나는 내 몸 어딘가가 함께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 고요하고 무거운 새벽, 마지막 가지 위에 서 있었다. 한쪽 날개는 찢겨 있었고 다른 한쪽은 축축이 젖어 흐물거렸다. 하지만 나는 울기로 했다. 단 한번, 내 울음을 꺼내기로. 그것이 마지막일지라도. 눈을 감고 가슴 깊은 곳을 울렸다. 그 울음 더 이상 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노래였다. 숨처럼 길고 눈물처럼 투명한 이 세상 어디에도 닿지 않는 하나의 시였다.


「어둡고 눅눅한 매일이 지겨웠기에 울고 싶었다.


햇살 아래 펼치지 못한 꿈과 바람 따라 날지 못한 이름에 또한 울고 싶었다.


아직 어른벌레가 되지 못한 불안전한 변태의 나


울어야 살 수 있는 세상인데, 이제야 늦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더욱 울고 싶었다.


부디 신이 있다면 울게 해 주소서


나의 진동이자, 나의 울음.


그리고 나의 목소리, 기억해 주길.


나도 이 세상에 있었다는 것을.」


마지막 노래였다. 나는 몸을 떨었다. 흙먼지처럼 희미한 빛 속에서 가지를 밀어내며 허공으로 나아갔다. 한쪽 날개는 저항했고 다른 쪽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나는 날아올랐다. 아주 잠깐 세상이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세상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오래가진 못했다. 내 몸은 빗물에 젖은 깃털처럼 무거웠고 바람은 상처 입은 날개를 외면했다. 점점 떨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땅에 닿았다. 그곳은 차가웠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세상은 밝아지고 있었지만 나는 어딘가 어두운 틈에 박힌 기분이었다. 비에 젖은 시야 너머 낯익은 형체들이 보였다. 나무를 기어오를 때 나를 조롱하고 괴롭히고 울음을 막으려 했던 존재들. 새, 거미, 사마귀, 말벌. 그들이 하나 둘 나타났다. 그리고 조용히 습관처럼 떨어진 매미들을 물고 있었다. 부서진 등껍질을 쪼아 찢고 젖은 날개를 베어내고 움직이지 않는 몸 위를 유유히 기어 다녔다. 죽은 자 위에 선 자들. 나는 숨을 죽였다. 죽는 순간까지 곧 그들의 식사로 이어질까 두려웠다. 그때였다. 머릿속에서 어머니의 노래가 아주 작게 울렸다.

「“기다려라, 그 떨림이 널 데려가리니”」


세상은 여전히 비에 젖고 있었고 울음은 멀어져 갔다. 나의 마지막 노래가 누군가의 귓가에 닿기를. 누군가의 마음 한편에 지워지지 않을 떨림 하나로 조용히 남아 있기를. 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누구도 돌아보지 않았다. 비는 내내 울음을 지우듯 내려왔고 나는 땅에 섞여 점점 작아졌다. 하늘은 나를 기억하지 않았다. 나무는 나를 받아주지 않았으며 내가 지나온 모든 가지는 그 위에 나를 놓은 적조차 없었던 듯 묵묵히 흔들릴 뿐이었다. 그래도 나는 울었다. 찢긴 날개로 사라진 다리로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으로 나는 이 세상을 향해 한 번, 단 한 번, 울음을 보냈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 한 번의 울음을 위해 나는 살아왔고 기어올랐고 망가졌고 끝내 노래했다.


그리고 나는 사라졌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나.


그러나 나는 안다.


나는 매미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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