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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옙히 Jun 13. 2021

[알바;썰] 좋은 아르바이트의 조건

아르바이트 고르기 팁

좋은 아르바이트는 사실 단순하다.


적게 일을 시키고, 많은 돈을 주기. 가장 단순한 조건이다. 하지만 이 조건을 지켜주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차선책을 찾아야 할 터다. 대학에 들어간 후 빠짐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선택의 기준이 나름 생겼다. 이 조건은 전적으로 나에게 맞는 조건이지만, 누군가의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집에서 가까워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장 아까운 것은 교통비다. 일을 하러 가는데 부수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이동시간도 돈으로 환산해봐야 한다. 왕복 2시간이고, 근무시간이 5시간이라면 하루에 적어도 7시간을 그 일에 투자하는 셈인데 그만큼의 급여를 받는지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 집에서 멀더라도 업무가 쉽거나 급여가 높다면 선택을 고민해볼 만하다.


2. 모집 공고에 올라온 스케줄과 같아야 한다.

코로나 시대 이후 특히 발생하는 문제기도 하다. 모집 공고에는 주말 오픈을 구한다고 했는데, 막상 면접을 보러 갔더니 평일이나 마감을 해주길 바라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앞서 면접을 본 사람이 마음에 들거나, 인원을 구하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무작정 공고를 올린 경우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으로 스케줄 조차 정하지 못하고 사람을 구하는 곳은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사장님도 그런 성격인 것이다. 실제로 급여일도 매번 조금씩 바뀌기도 했었다.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고 싶다면 꼭 공고와 다른 스케줄을 제시하는 곳에서 일해 보라.


3. 여러 명이 일을 하는 곳이어야 한다.

편의점이나 작은 카페처럼 혼자 일하는 곳은 분명 장점이 있다. 홀로 일하는 것은 고독하지만 사실 어떤 면에서는 속이 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예기치 못한 일정이 생겨 나를 대체할 사람이 필요할 때가 종종 생기는데, 혼자 일을 하는 경우 이 상황을 처리하기가 몹시 곤란하다. 여러 명이서 일하는, 예컨대 레스토랑 같은 경우 대체자를 찾기 쉬워 스케줄 조정이 편리하다. 10명 정도 같이 일하는 곳이야 사람과의 관계에서 불러오는 피로도도 발생하겠지만, 한 명 혹은 두 명과 더불어 일하는 곳은 시간도 쉽게 가고 서로 도울 일이 많아 적절하다.


4. 법을 잘 지켜야 한다.

일을 하기 전에야 사장님이 법을 잘 지킬지 안 지킬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알아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근로계약서는 잘 쓰는지, 급여일은 잘 지키는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주휴수당 문제도 잘 알아봐야 한다. 정말 근무가 하고 싶다면 사장님과 합의 하에 주휴수당을 받지 않는 방법도 있지만, 자신의 권리를 굳이 잃어가며 일을 할 만큼 많은 것을 배우는 시장도 아니다. 샐러드 가게에서 일을 할 때 사장님이 직원들과 합의 없이 실시간으로 CCTV를 통해 직원들의 근태를 확인하고 지시했었다. 이는 여러 가지 법 조항에 걸리는 꽤 큰 문제다. 하지만 사장님은 별다른 의식이 없었고, 직원들은 굉장히 불만이 많이 쌓였다. 아직도 최저시급을 지키지 않는 곳도 있으니 면접 때 많은 질문을 하거나 면접 전에 매장에 방문해 직원들과 이야기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5. 자신의 성격과 업무가 잘 맞아야 한다.

아르바이트가 대부분 서비스직이기는 하지만, 본인의 성격과 잘 맞는 업무를 맡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내성적이거나 다른 사람에게 말을 예쁘게 할 자신이 없다면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좋지 않다. 서빙 아르바이트는 알게 모르게 여러 변수가 발생한다. 떡볶이 집에서 일을 할 때 종종 잡상인이 매장에 들어왔는데, 내성적이라 잡상인에게 나가 달라고 말을 하지 못한다면 손님들의 불만을 해결해야 하는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갑질 하는 손님에게 때로는 큰 소리도 칠 수 있어야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면 사무직이나 단순 노동 업무를 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편할 수 있다.


6. 매장이 오래된 곳이어야 한다.

새롭게 개업한 매장에서 일을 한 적이 있는데, 하루하루 업무에 대한 지시가 달랐다. 예를 들어 어제와 지난주까지만 해도 당연하게 여겼던 업무가 다음 주에 통보 없이 바뀌어 있었다. 아르바이트가 많다 보니 하나하나 말을 해주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업무를 바꾸는 근거가 단순히 매장 상황이나 사장님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보통 새롭게 개업한 매장은 평균적으로 2년 정도 후에 자리를 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년 후에 가게가 망할지, 계속 버텨낼지를 알 수 있는 수준인 셈이다. 즉, 2년 동안 계속 손님들의 행태가 바뀔 텐데, 이제 막 개업한 매장은 얼마나 정신없을까? 격변의 시기를 오롯이 견뎌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충분히 골목에서 자신만의 손님을 유치한 매장일수록 업무에 대한 체계가 잡혀있다. 이것은 학원 등을 포함한 모든 업무에도 해당한다. 심지어 회사까지도. 


이외에도 지역 주민들의 평판이나 급여 수준에 따라 아르바이트를 고르기도 했었지만, 최근까지는 철저히 내 스케줄에 맞는 아르바이트를 골랐었다.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유명한 프랜차이즈 샌드위치 가게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당일에 별다른 교육 없이 근무에 투입되었다. 오전엔 그 가게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어학원에서 일을 하는 스케줄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하루 종일 마스크에서 샌드위치 냄새가 나서 견디기 힘들었다. 또, 손이 빠른 편이었음에도 여러 명의 손님들이 가게로 들어와 긴 줄을 만들며 각자가 다른 레시피를 요구하는 것이 숨 막혀서 하루 만에 빵집으로 도망쳤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어려운 시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쉬워하지 말자. 당신을 위한 자리는 분명 어딘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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