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이 떴어
조금 흐리긴 하지만
평소보다 훨씬 커다란 달
우리가 이리도 떨어져 있는데
저 달은 더 가깝게,
당신 생각이 안 날 수 없게
나는 언제나
작은 것에 속상할 때가 많아
그럴 때는 저기 먼 곳
닿지 않는 것을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곤 해
이 좁은 세상에서
우리 사이의 거리,
저 달과 우리 사이의 거리
당신을 끌어안듯 나는 달을 끌어안고
너무 크게 자리 잡은 당신은
희미한 빛으로 나를 감싸고.
저기,
머나먼 우주에 당신이 떠있어.
이 시는 그리움의 마음을 담고 있어요. 너무 보고 싶은데 볼 수 없을 때의 그 애달픈 마음, 다들 아시지요? 달만 봐도 생각나는 사람인데 함께할 수 없다니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요.
당시 저는 몹시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늦은 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고, 추석 무렵이라 달이 둥글긴 했지만 안개에 가려 빛은 희미했습니다. 열심히 페달을 밟다가, 횡단보도에 멈췄습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 달을 올려다보는데 그 사람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보고 싶어 지더군요. 바로 전화를 걸어 지금 저 달을 보고 있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너무 보고 싶어 연락을 했다는 말도 전했고요.
저는 지금도 매일 달을 봅니다. 고된 하루를 마친 퇴근길, 회사 문을 나서자마자 고개를 들고 달을 찾습니다. 하루를 잘 보냈다고, 오늘도 고생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저만의 의식이라고 할까요. 워낙 높은 건물이 많은 서울인지라 단번에 달을 찾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휙휙 몸을 돌려가며 달을 찾곤 합니다.
어느 날은 누군가 제 마음에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연인이 아니더라도요. 사랑하는 친구들, 연인, 스쳐지나간 사람까지. 그 사람도 나와 같은 달을 바라보고 있을까 궁금해하기도 하고, 우리가 같은 달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큰 벅참과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과거를 회상하며 글을 쓰다 보니 당시의 제가 부러워지네요. 여러분은 지금 달과 같은 사람을 마음에 품고 계신가요? 달만 바라봐도 혹은 길가를 지나다가도 무심코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참 행복한 사람일 거에요.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괜찮습니다. 우선 오늘 밤 달과 한 번 눈 맞춰보세요.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다독일 수 있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