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Salinger
호밀밭의 파수꾼(Catcher in the Rye)과 프래니와 주이(Franny and Zooey)에 이이서 읽게 되는 JD샐린저의 세 번째 도서 ‘Nine Stories’(아홉 가지 이야기) 관하여...
우선 앞선 두 권의 도서와는 다르게 ‘Nine Stories’는 제목 그대로 9개의 독립된 단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장편의 이야기는 전개되는 내용의 연결과 원인과 결과에 따라서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고 독자로서 받아들이기에 편한 부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Nine Stories’를 JD샐린저 추천 도서 중에서 세 번째로 고르게 된 이유가 있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어둡고 절망적인 현실에 도덕적, 정신적으로 비관하는 젊은 홀든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쉽게 세상에 대해 단념하고 포기하는 상황으로 놓일 수 있는지, 인간 본성이 얼마나 나약한지... 각자 다른 세상에 놓인 존재로 인간의 본성을 지키고 겸손함과 배움의 자세(약한 존재의 인지)가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프래니와 주이’의 가족의 과거 TV프로그램 출연과 그로 이어지는 가족 내 음울한 비극(자살)과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부모와 형제들이 그려지고, 종교적인 깨달음을 통해 현실을 받아들일 용기를 얻는 이야기..
위 두 이야기로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현실이 주는 불안감과 수고스러움을 좀 더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었다.
이 아홉 가지 이야기는 내게는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 모호한 무관심한 결말을 보기도 하고, 이전의 책처럼 살을 에는 듯한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 주기도 하였다.
1.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 바나나피시가 존재하는 물고기 인가?라는 궁금중으로 읽어 내려간 짧은 이야기로 바나나를 먹은 물고기는 바나나열병에 걸리고.... 젊은 남자의 이 완벽한 날 역설적으로 권총으로 자신의 관자놀이에 대고 총알을 발사한다.
2. 코네티컷의 비칠 비칠 아저씨
- 메리로즈와 엘로이즈 두 중년 여자의 남편과 과거의 남자에 얽힌 웃기고 우스운 이야기
3. 에스키모와의 전쟁 직전
- 셀레나, 지니, 그리고 셀레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지니의 오빠. 결국 셀레나에게 건네는 샌드위치로 그녀에게 보낸 관심과 호기심.. 둘의 애정은 이제 시작되는 것인가?
4. 웃는 남자
- 야구를 좋아하는 헤리 허드슨, 코치의 여자친구인 매력적인 여성을 통해서 그려지는 3루타를 치고 베이스로 달려가서 나를 보고 손을 흔들며 웃어주는 매력적인 여성이라니... 게다가 어린 시절 나보다 더 성숙하고 매력적인 여성이라니... 과거 무튼 남성들의 로망처럼 가슴을 뒤 흔들었던 매력적인 연상의 여성을 떠올리게 된다. 과연 세월이 너무 흐른 것인가? 내가 나이가 많은 것인가? 이제는 연상이 떠오르기는 무리인 것인가?
5. 작은 보트에서
- 자폐성을 보이는 유대인의 남자아이와 가정의 하녀들? 과 아이의 어머니 사이의 짧은 시간의 이야기이다. 유대인에 대한 산드라 아주머니의 말... “우리 아빠는 엄청 너저분한 유대인이라고...”... 그 시기의 유대인에 대한 역사적인 시선과 유대인들 자신들이 느꼈던 민족성과 세계에서, 그리고 내적으로 가족에게로 전해야 했던 말들... “유대인이란 공중으로 올라가는 것들 중 하나야” 어쨌든 힘차게 뛰어가는 라이오넬을 조금은 응원하게 되는듯하다.
6.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
- 전쟁 후의 남성과 교회 성가대에서 본 여자아이 ‘에스메’와 그 남동생 ‘찰스’와의 진심이 느껴지는 이야기들, 전쟁 중에 전해지는 서로에 대한 응원과 애정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찰스의 농담은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히 나를 미소 짓게 한다.
'한쪽벽이 다른 벽에게 뭐라고 했을까요? 모퉁이에서 만나자'
7. 예쁜 입과 초록빛 나의 눈동자
- 한 집의 여자와 전화를 받는 남자, 그리고 의처증을 보이는 남자의 전화와 끊이지 않는 불안한 감정들, 실질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가정들 에서의 모습과 상상으로도 배우자의 외도와 무관심으로 의처증, 의부증?을 보이는 중년의 대화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8. 드 도미에 스미스의 청색 시대
- ‘나는 이르마 수녀에게 자신의 운명을 따를 자유를 주어야겠다. 모든 사랑은 수녀다 (tout le monde est une nonne)’ 선생이며 화가로서 재능 있는 불꽃과 같은 원석을 발견했을 때 누군가는 가질 수 있는 욕구와 욕망들... 이르마 수녀를 보며 어린 내 자식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녀석들의 재기와 발랄함이 큰 기쁨이고 축복인 것인데, 그들에게 자신의 운명을 따를 자유를 허락해야 되지 않을까? 나, 부모의 욕심이 아닌...
9. 테디
‘내 여동생은 아주 조그만 어린애였죠. 그때 그 애는 우유를 마시고 있었는데, 갑자기 난 그 애가 신이라는 걸, 그리고 그 우유도 신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니까 그 애가 하는 일은 신을 신 속에 부어 넣는 일이었다는 거죠.’
- 신의 존재를 믿고 있는 사람으로서 모든 것은 신의 창조와 뜻으로 이루어지고 역사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 본다. 아멘
‘사물들이 어디선가 단절되는 것처럼 보이는 건 그것이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유일한 방식이기 때문이죠’
- 모든 만물과 사람들은 신의 뜻이요, 그 길을 단절하여 오점과 완벽함을 얘기하는 것은 인간의 생각이니라.
‘성경에서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먹었다는 그 사과 아시죠. 그 사과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아세요? 논리예요. 논리와 지식 따위 말이에요. 그 사과에 들어 있는 건 그게 전부예요. 사물들을 실제로 있는 그대로 보고 싶다면.' 아저씨 할 일은 그걸 다 토해내는 거예요.. 모든 것을 항상 단절된 것으로 보지 않게 돼요’
- 인간이 신의 축복이 깃든 천국, 에덴동산에서 금지된 선악과(사과)를 먹은 종교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주인공 ‘테디’가 전달하고자 하는 종교적인 메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인간에게 왜 그 사과가 그렇게 중요한 가치로 아직까지 여겨지고, 그로 인해서 신과의 관계에서 멀어지기도 하는 것인지.
‘테디’의 신을 대하고, 말하는 모습을 통해서 인간의 존재와 결국 삶의 길이 어때야 하는지 아니면 그 또한 신의 뜻인 것이기에 신의 마음을 통해서만이 우리의 존재도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인지...
이 또한 신의 일이고 뜻이라면 그것을 내 마음과 머릿속에 간직하면 그만일 것이다.
‘그에겐 지금이 머릿속에 많은 것을 집어넣기보다는 모든 것을 빼내야 할 때에요 그는 원한다면 이번 생애에서만도 사과를 많이 없애 버릴 수 있어요. 그는 명상을 아주 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