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뜬 기도

글 쓰는 이야기

by 오리냥

눈 뜬 기도 / 유복녀

내가

세상과 문 닫았을까 걱정으로

밤을 지새우는 당신

당신은

내 얼굴 감싸 쥐고

제발 당신 눈을 보라고

제발 말을 듣고 대답하라고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하죠

그 간절함에

당신의 사랑이 들어있다는 거

모르지 않아요

당신에게 마음 보일 방법을

아직 터득하지 못했을 뿐이죠

어느 날 당신은

교회에 나를 데려갔지요


기도합시다

눈 감고

두 손 모으고

마음 안을 보아야 할 시간이에요


그 순간 내 마음은

당신을 떠올립니다


내 뒤에서

나를 지키고 있을 당신


눈 감으면 보이지 않아

눈을 크게 뜨고

내 기도의 중심인

내 마음의 전부인

당신을 찾습니다

당신의 시선과 맞닿습니다

당신의 기도는 오직 나였던가 봅니다


나의 기도도

오롯이 당신을 마주 보는 겁니다



얼마 전 지인의 그림 전시회에 갔었어요.

미술 전공 교인 넷이 뜻을 모아 일 년간 전시회를 준비했다죠.

마음에 구멍 난 아이 ‘보리’의 외로워 보이는 표정이 입구 정면 벽면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 옆엔 내면의 고요를 찾아 침잠하는 순간을 표현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었죠.

'눈 뜬 기도' 작품은 ‘보리’ 맞은 편 벽면에 걸려 있었어요.

처음엔 몰랐어요.

작품의 사연을 듣고서야 가만히 오래 들여다봤지요.

정면을 향해 있는 뒷모습들과 뒤를 돌아보는 한 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바라보는, 마치 프레임처럼 표현된 동그란 엄마의 눈.

사연은 이랬습니다. 아이는 발달장애를 갖고 있고 기도 시간에 뒷자리에 앉은 엄마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더랍니다. 화가 엄마는 그 시선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그림으로 표현했답니다.


누가 그 아이의 마음을 알까요.

누가 그 엄마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다만 내 속을 빌려 그 마음들을 가늠해볼 뿐입니다.

전시회에 다녀온 후 내내 그림 속 아이의 시선이 어른거렸어요.

내 아이도 그랬거든요.

불안한 시선으로 엄마를 찾고 엄마 미소를 확인한 후에야 겨우 안심하는…….

내 아이를 닮은 그림 속 그 아이에게 가만히 미소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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