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길

시 쓰는 이야기

꿈길

                  유복녀     

그 길 끝엔

유년의 내가 지금도 살고 있어

냇가에서 송사리 떼와 어울려 멱을 감고

뒷동산에 올라 진달래 꽃잎 따 먹고

낮은 담장 너머 친구네 집

고만고만한 가시나들

이름만 불러도 터져버리는 웃음

어릴 적 친구 손짓하며 날 부르고

뙤약볕에 새까맣게 그을린 아버지

너털웃음으로 나를 맞으면

돌담 밑 그늘까지 덩달아 환해지는 곳  

눈 감아도 훤하고

눈 뜨면 사라지는

나만 볼 수 있는 그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