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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냥 Aug 13. 2024

엄마의 술동이

시 쓰는 이야기

엄마의 술동이  /  유복녀


다섯 살 막냇동생 키만 했던

엄마의 애지중지 술동이


햇술 개시한다고

친구들을 부르고


알맞게 익었다고

친구들을 부르고


술독 비어간다고

친구들을 부르고


오며 가며 술맛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던 엄마의 친구들


엄마 하늘길 걸어간 뒤

삼삼오오 무덤가에 둘러앉아

술맛이 싱겁다며 훌쩍

그때가 그립다며 훌쩍


그 술은 도대체 어떤 맛이었을까

도무지 알 수 없는

그 시절 엄마의 술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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