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흐린 날 아침
복지관 가려고 준비하는 녀석에게
우산 챙겼냐 물으니
도도한 표정으로 내게 말하길
오늘은 비는 안 오고
먹구름이 많아요
그걸 어떻게 알았냐니까
역시나 도도한 표정으로
이것 좀 보라며 내 앞에 디민 핸드폰
흰 구름 먹구름이 가득한 화면
그렇구나, 알겠어
오늘은 비 오지 않는 날
도도하게 현관문을 나서는 녀석
칫
너 조금 전 티셔츠 앞뒤 바꿔 입으려다
내게 딱 걸렸잖아
칫칫
너 어제는
뜬금없이 문자로 이제 빨래를 하겠다기에
무슨 빨래? 손빨래? 세탁기로? 물었는데
나중에 보니
마른빨래 제멋대로 개켜놓곤
빨래 다 했다며
역시나 도도한 표정 되어
제 방으로 들어가더니만
오늘은
도도하게 일기예보 검색했을 네 덕에
출근길 우산 챙기지 않아도 되겠구나